정부 "AIDC사업 불확실" 전력수요 3~4GW 축소 검토
업계 "전기부터 확보해야 투자"… 경쟁력 뒤처질 우려

23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정부와 관련 기업들은 향후 AIDC에 필요한 전력 수요를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기후부는 지난 8월 발표한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잠정치'에서 2040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7.9기가와트(GW)로 제시했다. 이 가운데 3~4GW가량을 줄이는 방안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전망치의 절반 안팎을 덜어내는 셈이다.

앞서 정부는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AIDC 사업을 1·2단계로 나눠 추진하는 구상을 제시했다.

기후부는 이 가운데 2단계 10GW는 수요가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제외하고, 1단계 사업 8.4GW 중 상당 부분(7.9GW)을 지난 8월 전기본 잠정 수요에 포함시켰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1단계에서도 절반(3~4GW)가량을 줄이려는 것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기업들이 처음 제시한 프로젝트 중 더 진행되고 있는 곳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곳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불투명한 수요는 이번보다는 다음 전기본에 반영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다만 기후부는 내년 초 발표할 12차 전기본 최종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정부 방침이 AIDC 사업을 위기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력 수요를 축소하면 AIDC 수요처인 글로벌 빅테크 유치가 불가능해지고, 이는 곧 AIDC 사업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등 탄소감축 목표가 최상이 되다 보니, 사업 불확실성을 이유로 AIDC 전력 수요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후발 주자인 한국은 AIDC 산업을 키우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산업계에서는 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는 기후부가 '친환경 논리'에 매몰된 나머지 산업 경쟁력 강화 관점이 결여돼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말로만 반도체 팹, AIDC 등 속도전을 강조할 뿐, 현장에서 제대로 일이 돌아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