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비트코인(BTC)이 8만달러 안착에 실패한 뒤 7만6000달러대로 밀렸다. 시장은 오는 15~16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15일 예정된 클래리티(CLARITY) 법안 절차 표결을 동시에 주시하고 있다. 8월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약 35억달러가 순유입됐지만 9월 첫 거래일에는 다시 2억3600만달러가 빠져나왔다.

단기 시장이 금리와 규제 불확실성에 흔들리는 가운데 장기적인 비트코인 공급 구조에 주목하는 시각도 나왔다. 비트코인 지지자이자 변호사인 조 카를라사레는 최근 비트코인이 6만달러 아래 머문 시간이 약 72시간에 그쳤다는 점을 들어 낮은 가격에서 매도하려는 투자자가 줄고 있다고 주장했다.

FOMC 앞두고 8만달러 안착 실패…7만5000달러 지지선 주목

코인게이프는 2일(현지시각) 비트코인이 전일 대비 1.88% 하락한 7만6623달러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비트코인은 8만달러 위에서 상승 흐름을 유지하지 못한 뒤 약세를 이어갔다.

전체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 시가총액도 1.78% 감소한 2조5800억달러로 내려왔다. 이더리움(ETH)은 약 2430달러, 엑스알피(XRP)는 1.36달러, 솔라나(SOL)는 약 101달러에서 거래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오는 15~16일 FOMC를 열고 둘째 날 통화정책 결정을 발표한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3.50~3.75%인 정책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68%, 동결 가능성을 32%로 반영하고 있다.

코인게이프는 금리가 인상되면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 가치가 올라 비트코인을 포함한 위험자산에 추가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정책금리 결정뿐 아니라 연준의 경제전망과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회의의 통화정책 방향도 확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술적으로는 비트코인이 8만달러 부근 저항선에서 밀리면서 4시간 차트 구조가 약해졌다고 코인게이프는 분석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동평균 수렴확산 지수(MACD)는 마이너스 287.95로 신호선인 마이너스 126.17보다 낮았다. 히스토그램도 마이너스 161.78을 기록했다. 상대강도지수(RSI)는 33.97로 과매도 기준으로 통상 거론되는 30에 근접했다.

코인게이프는 가장 가까운 주요 지지 구간으로 7만5000달러를 제시했다. 비트코인이 4시간 봉 기준으로 이 가격 아래에서 마감하면 이전 돌파 구간인 약 6만8000달러가 다시 노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8만달러를 회복하면 8만2000달러가 다음 가격대로 제시됐다. 거래량이 뒷받침되는 추가 돌파가 나타날 경우 8만5000달러를 다음 목표 가격으로 제시했다.

15일 클래리티 법안 표결…통과에 60표 필요

통화정책 회의와 같은 시기 미국 의회의 디지털자산 규제 논의도 예정돼 있다.

미 상원은 오는 15일 클래리티 법안에 대한 절차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법안 논의를 계속하고 상원의 필리버스터 문턱을 넘으려면 60표가 필요하다.

이번 표결은 법안의 최종 승인을 의미하지 않는다. 절차 표결 이후에도 추가 협상과 별도 표결이 계속 진행된다.

클래리티 법안은 미국 디지털자산 시장에 보다 명확한 연방 규제체계를 만들고 주요 감독기관의 역할을 구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코인게이프는 법안 논의가 진전되면 비트코인과 엑스알피, 이더리움, 솔라나 등 디지털자산 시장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신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법안이 진전되지 않으면 미국의 정치 일정상 남은 입법 시간이 줄어드는 가운데 규제 불확실성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고 전했다.

8월 ETF 35억달러 유입 후 9월 첫날 2억3600만달러 유출

기관 자금 흐름도 엇갈리고 있다. 코인게이프가 글래스노드 자료를 인용해 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8월 약 35억달러가 순유입됐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많은 월간 순유입 규모다.

앞선 몇 달간 ETF에서 대규모 순유출이 이어지는 등 자금 흐름이 불안정했지만, 8월에는 기관 매수세가 다시 강화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9월 들어 흐름이 다시 바뀌었다. 코인게이프는 소소밸류의 자료도 인용하면서 지난 1일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모두 2억36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고 전했다.

8월 한 달간 강한 자금 유입과 9월 첫 거래일의 순유출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ETF 시장에서도 방향성이 엇갈리고 있다는 것이다.

“6만달러 아래 72시간”…카를라사레, 매도자 감소 주장

단기 가격과 별개로 비트코인의 장기적인 가격 바닥이 높아지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코인피디아에 따르면 상업소송 전문 변호사이자 비트코인 지지자인 조 카를라사레는 최근 비트코인이 6만달러 아래로 떨어진 기간이 약 72시간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카를라사레는 빠른 가격 회복을 낮은 가격에서 비트코인을 팔려는 보유자가 줄어들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그는 “매도자가 부족했고 바닥에는 강한 장기 보유자들만 남아 있었다”며 “그들은 결코 팔려고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카를라사레는 이런 구조가 비트코인의 실질적인 가격 바닥을 점차 끌어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기적으로는 투자자들이 10만달러 아래에서 비트코인을 매도하기 어려워지는 시기가 올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10만달러가 가격 바닥으로 자리 잡으면 그보다 높은 20만달러, 30만달러, 40만달러, 50만달러와 같은 가격도 상대적인 관점에서 다시 평가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카를라사레는 이번 하락장이 이전 비트코인 사이클보다 상대적으로 완만했던 이유도 직전 상승 과정에서 가격이 지나치게 과열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사이클에서는 급격한 상승 이후 70~80%에 이르는 큰 폭의 조정이 뒤따르기도 했지만 최근 상승에서는 이른바 ‘블로오프 톱(blow-off top)’에 해당하는 극단적인 상승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카를라사레는 이를 고무줄에 비유했다. 상승 과정에서 지나치게 늘어나지 않은 시장은 하락할 때도 반대 방향으로 강하게 튕길 가능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장기적으로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예상하면서도 단기간에 30만~40만달러까지 급등하는 흐름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이런 급등이 나타날 경우 매수세가 소진되고 차익실현이 늘면서 이후 더 강한 가격 조정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