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과 MBK파트너스를 향해 “남의 회사 흠집 내기에 앞서 자신들을 둘러싼 의혹부터 해소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영풍 장형진 고문은 석포제련소 환경오염 의혹에 대한 경찰 재수사에 성실히 임하고, MBK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은 홈플러스 사태부터 해결하라는 것이다.

고려아연은 3일 입장문을 내고 “MBK와 영풍이 자신들이 직면한 중대한 논란과 책임 문제는 외면한 채 고려아연에 대해 일방적인 주장과 자극적인 표현을 앞세워 여론전을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입장문은 영풍·MBK 측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일가의 회사 자금 사적 유용 의혹을 제기하며 직접 해명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영풍·MBK 측은 최 회장 일가가 먼저 투자한 엔터테인먼트 기업 4곳에 고려아연 출자 펀드가 뒤이어 790억원을 투자했다며 이해충돌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고려아연은 영풍과 MBK가 정작 자신들의 책임 문제에는 침묵하면서 상대 기업에 대한 의혹 제기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특히 영풍 장형진 고문을 둘러싼 경찰 재수사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했다. 고려아연은 경찰이 최근 영풍 석포제련소의 낙동강 중금속 오염 의혹과 관련해 장 고문에 대한 재수사에 착수했다는 언론 보도를 언급했다.

앞서 경찰의 불송치 결정 이후 수사 부실 논란이 불거졌고, 서울경찰청 수사심의위원회의 재수사 결정에 따라 사건이 광역수사대로 넘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고려아연은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 문제는 지역 주민의 건강과 생활환경에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영풍이 진정으로 기업의 책임과 지배구조를 강조한다면 자신들을 둘러싼 환경 문제부터 책임 있게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MBK를 향해서도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홈플러스 사태로 노동자와 납품업체의 생계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고려아연의 투자 적정성과 주주가치를 문제 삼을 처지냐는 것이다.

고려아연은 홈플러스 사태가 국정감사의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고, 금융당국의 제재 절차와 검찰 수사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병주 MBK 회장의 거듭된 국정감사 불출석을 두고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는 점도 꼬집었다.

고려아연은 “수많은 이해관계자의 생계가 걸린 사안에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MBK가 정작 고려아연의 투자 적정성과 주주가치를 문제 삼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영풍·MBK가 2024년 9월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한 이후 2년 넘게 의혹 제기와 여론전에 매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별개 법적 주체가 수행한 투자 거래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일부 정황을 짜 맞춰 의혹을 부풀리고 있다는 것이다.

고려아연은 “객관적인 검증 없이 의혹을 기정사실화하거나 소모적인 여론전의 수단으로 삼는 행위에는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이 빠르게 재편되는 중요한 시기에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은 소모적인 여론전이 아니라 실적과 성장, 미래 경쟁력 확보”라며 “MBK와 영풍은 자신들이 직면한 문제부터 해결하고 고려아연이 본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