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비트코인이 국제유가 상승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금리 인상 우려가 맞물리면서 7만7000달러선까지 밀렸다. 시장에서는 공급 충격에 따른 인플레이션에 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경우 오히려 경기 둔화를 심화시키는 정책 실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오전 8시14분 기준 국내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BTC)은 전날 오전 9시 대비 0.75% 하락한 1억621만원에 거래됐다.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에서는 0.08% 내린 7만7185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ETH)은 1.11% 하락한 2385.68달러, 엑스알피(XRP)는 0.28% 오른 1.35달러에 거래됐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비트코인에서 약 5248만달러(약 714억원)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됐다. 이 가운데 약 60.6%는 롱(매수) 포지션이었다. 전체 디지털자산 시장에서는 약 2억9049만달러(4067억원) 규모의 청산이 발생했다.
시장 변동성을 키운 핵심 요인으로는 국제유가 상승과 이에 따른 미국의 금리 전망 변화가 꼽힌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7월 초 배럴당 70달러 수준에서 최근 90달러까지 상승했다.
유가 상승은 이란을 둘러싼 분쟁으로 원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진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에 단기적인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에서는 연준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공급 측 요인으로 발생한 인플레이션에 통화 긴축으로 대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원유 공급이나 해상 운송 차질을 해결할 수 없는 반면 기업과 가계의 신용 여건을 악화시켜 경기 둔화를 심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제임스 손 웰링턴-알터스 수석 시장전략가는 “통화정책이 헤드라인 인플레이션 상승에 기계적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유가 충격을 인플레이션 형태로 나타난 성장 충격으로 평가하며 이에 금리 인상으로 대응하는 것은 정책 오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크 잔디 무디스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같은 견해를 내놨다. 잔디는 앞서 7월 인터뷰에서 “공급 충격이 발생했을 때는 통화정책으로 대응하지 않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며 연준이 금리를 인상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실제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오는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은 6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연준의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국제유가가 추가 상승할 경우 비트코인을 포함한 위험자산에 대한 압박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 기대와 국채금리를 끌어올릴 경우 가상자산의 투자 매력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