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미국의 7월 상품·서비스 무역적자가 886억달러로 확대됐다. 수입이 늘고 수출이 감소한 가운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과 관련된 컴퓨터·반도체 수입이 크게 증가했다.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은 3일(현지시각) 7월 무역적자가 6월 712억달러보다 24.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해방의 날’ 관세를 앞두고 수입업체들이 물량을 비축했던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미국의 7월 수입은 전월보다 2.8% 증가한 반면 수출은 2.1% 감소했다. 수출은 3107억달러, 수입은 3993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무역적자는 886억달러로 확대됐다.

7월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관세가 시행됐고 미국과 이란의 휴전이 깨지면서 공격이 재개됐다. 호르무즈해협의 운송 제약도 커졌다. AI 관련 상품 수입 반등도 무역적자 확대의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야후파이낸스에 “AI 관련 상품 수입의 급격한 반등”이 무역적자 확대의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AI 인프라 구축이 이미 둔화하고 있다는 주장과는 맞지 않는 흐름이라는 설명이다.

컴퓨터 수입은 전월보다 25% 급증했다. 컴퓨터 액세서리는 33%, 반도체는 10% 증가했다.

그레이스 즈웨머 옥스퍼드이코노믹스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AI 투자 급증이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전체 무역지표는 순수출이 성장률을 더 크게 끌어내릴 위험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에 상당한 부담이 될 가능성도 언급했다.

관세 불확실성 앞두고 재고 확보

일부 수입업체가 추가 관세를 앞두고 미리 물량을 확보한 정황도 나타났다고 야후파이낸스는 전했다.

새로운 관세는 지난 7월24일 발효됐다. 유럽연합(EU) 등 주요 동맹국에는 10%, 중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에는 12.5% 관세가 부과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가 관세를 추진할 경우 향후 관세율이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레이먼드제임스는 최근 고객들에게 미국이 아직 ‘관세의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원유 수출 45억달러 감소

수출 감소에는 원유가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원유 수출은 6월보다 45억달러 감소했다. 비통화용 금 수출 감소도 전체 수출을 끌어내렸다.

다만 캐피털이코노믹스는 금과 원유를 제외하면 다른 수출 흐름은 상대적으로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자본재와 소비재 수출은 모두 증가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전체 무역지표가 경제성장에 상당한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며 세부 자료 분석 이후 3분기 GDP 전망치를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대중 무역적자 152억달러

국가별로는 미국이 멕시코와 베트남, EU 등 여러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수십억달러 규모의 적자를 이어갔다.

야후파이낸스는 해당 수치가 이달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주목될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중국과의 새로운 무역 갈등 가능성도 시사했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중국의 과잉생산 문제와 관련해 중국산 제품에 새로운 7.5%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