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레버리지를 활용해 자산을 형성하거나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를 넘길 수 있는 유용한 금융 도구입니다. 그러나 대출은 설탕이나 담배처럼 초기에는 달콤한 효용을 주지만, 구조적 비용을 통제하지 못하면 점진적으로 재정 건전성을 크게 훼손할 수 있는 양날의 검이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이 매달 빠져나가는 원리금 상환액이 당장 감당할 만해 보인다는 이유로 대출의 심각성을 간과합니다. 예컨대 3,000만 원을 5년간 갚을 때 매달 약 56만 원 정도가 빠져나가면 “월급에서 이 정도는 충분히 낼 수 있다”고 가볍게 넘기기 쉽습니다.
그러나 대출은 신용사회에서 개인의 미래 노동력 혹은 수익을 걸고 체결하는 엄중한 금융 계약입니다. 분할 상환 뒤편에 숨은 총이자 지출액과 동일한 금액을 저축했을 때를 비교해 날아가는 거대한 기회비용을 계산해야 합니다. 변동·고정금리 역학이나 조기상환 수수료의 손익분기점을 따지지 못하면 가계는 소리 없이 가난해집니다.
대출 위험에 대한 무감각증은 앞선 시리즈 칼럼에서 다루었던 복리의 착시나 분할 매매의 심리적 오류와 일치합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하면 매월 분할 상환액 뒤에 숨겨진 기회비용과 금리 시나리오별 총비용을 명확하게 시뮬레이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