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재계 총수들의 보수 성적표가 공개된 가운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보수가 대비돼 눈길을 끈다.
14일 주요 기업이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455억8000만원을 받아 ‘보수 1위’에 올랐다. 박 회장은 올 상반기 급여 18억2000만원, 단기성과급 61억7000만원, RSU 375억9000만원 등 모두 455억8000만원을 수령했다.
전체 보수의 82%가량이 RSU에서 나왔다. 급여와 단기성과급은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RSU 평가액이 급증하면서 전체 보수가 크게 뛰었다.
RSU는 회사가 임직원에게 주식을 주되 일정 기간 처분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장기 보상 제도다. 두산은 2022년 기존 현금 중심의 성과급 제도를 개편해 임원들에게 3년간 양도가 제한되는 주식을 지급하는 RSU 제도를 도입했다.
이번에 박 회장의 보수에 반영된 것은 2023년 부여받은 두산 주식 3만2266주다. 당시 기준 주가는 주당 8만8016원이었다. 이를 적용한 주식 가치는 약 28억4000만원이었다.
그러나 실제 주식을 지급받은 올해 2월 두산 주가는 주당 116만4000~116만5000원 수준까지 뛰었다. 3년 만에 약 13.2배가 된 셈이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이 받은 RSU 평가액도 375억9000만원으로 불어났다.
박 회장의 상반기 보수는 다른 주요 그룹 총수들과 비교해도 크게 앞선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상반기 133억300만원을 받았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115억8000만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12억2700만원을 수령했다.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은 105억8900만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90억5300만원을 받았다.
반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올해 상반기에도 보수를 받지 않았다. 이 회장은 2017년부터 삼성전자에서 급여를 받지 않는 무보수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4대 그룹 총수 가운데서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상반기 약 48억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약 45억원을 받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에서 약 17억원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경영인 가운데서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의 보수가 눈에 띄었다. 곽 사장은 올해 상반기 총 260억9500만원을 받았다.
급여는 12억5000만원이었지만 상여금이 204억5500만원에 달했다. 여기에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 43억7900만원 등이 더해졌다. 곽 사장의 고액 보수에는 최근 SK하이닉스의 실적 호조가 반영됐다. 급여보다 성과에 따른 보상이 훨씬 컸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