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이더리움이 2400달러선을 회복하면서 장기 상승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과거 넷플릭스 주가가 수년간의 박스권을 벗어난 뒤 장기 랠리에 들어갔던 것과 현재 이더리움의 가격 흐름이 유사하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2029년 이더리움이 1만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단기적으로도 투자심리는 개선되고 있다. 최근 저점을 일시적으로 이탈한 뒤 빠르게 가격을 회복하면서 매수세가 유입됐고 미국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도 대규모 자금이 들어왔다. 다만 1만달러 전망은 과거 가격 패턴의 유사성을 바탕으로 한 장기 시나리오인 만큼 실제 펀더멘털과 수급이 이를 뒷받침하는지는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넷플릭스와 닮았다”…이더리움 1만달러 전망
24일 테드 필로스(Ted Pillows) 가상자산 분석가는 이더리움이 이른바 ‘넷플릭스 모먼트’에 진입하고 있다며 2029년 가격 목표로 1만달러를 제시했다.
필로스는 2003~2011년 넷플릭스의 월봉 차트와 2019년 이후 이더리움 차트를 비교했다. 넷플릭스가 장기간 형성했던 가격 범위를 상향 돌파하고 상승 추세선을 회복했던 시점과 현재 이더리움의 위치가 유사하다는 분석이다.
그가 주목한 것은 장기간의 가격 정체 이후 나타나는 추세 변화다. 넷플릭스는 사업 성장 과정에서 오랜 기간 주가가 등락을 반복한 뒤 기존 가격대를 돌파하면서 장기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Pillows는 이더리움 역시 장기간의 조정과 박스권을 거친 뒤 비슷한 기술적 변곡점에 접근하고 있다고 봤다.
이더리움은 현재 2400달러를 웃돌고 있다. 1만달러에 도달하려면 현 수준에서 약 4배 상승해야 한다.
다만 두 자산의 차트가 유사하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가격 흐름이 반복된다고 볼 수는 없다. 넷플릭스는 기업의 매출과 이익을 기반으로 가치가 평가되는 주식인 반면 이더리움은 네트워크 이용과 디지털자산 수급 등 서로 다른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이 같은 비교는 장기 가격 전망이라기보다 기술적 시나리오 가운데 하나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
2200달러 찍고 반등…ETF 자금도 이더리움으로
마이클 반 데 포페 MN펀드 설립자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더리움이 최근 단기 저점을 일시적으로 하향 돌파한 뒤 곧바로 반등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시장에 쌓여 있던 손절 물량을 소화한 뒤 가격을 회복하면서 비트코인과 비슷한 반등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이더리움이 최근 고점을 다시 시험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반대로 가격이 재차 저점을 확인할 경우 2200달러 부근을 매수 진입 구간으로 고려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실제 이더리움의 최근 반등에는 현물 ETF를 통한 기관 자금 유입도 힘을 보태고 있다.
소소 밸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이더리움 현물 ETF에는 6억972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2025년 10월 이후 최대 규모이자 올해 들어 가장 강한 주간 자금 유입이다.
거래도 크게 늘었다. 이더리움 현물 ETF의 주간 거래대금은 직전 주 19억달러에서 69억달러로 259.4% 증가했다. 순자산은 105억달러에서 143억달러로 35.9% 확대됐다.
가격 상승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기관 투자자가 이용하는 현물 ETF의 자금 흐름까지 개선됐다는 점에서 최근 이더리움 반등의 수급 기반이 이전보다 강화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비트코인 8만1000달러 가나…알트코인은 아직 ‘초기’
비트코인의 추가 상승 여부도 이더리움과 알트코인의 향방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반 데 포페는 비트코인이 단기적으로 두 가지 경로를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첫 번째는 단기 저항선을 직접 돌파한 뒤 수일 안에 8만1000달러까지 상승하는 경우다. 두 번째는 현재 저항선에서 밀려 7만4000달러 부근까지 내려가 유동성을 확인한 뒤 다시 반등해 8만1000달러를 향하는 시나리오다.
비트코인은 현재 7만7000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최근 일주일 동안 20% 넘게 급등한 만큼 8만달러 부근은 단기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중요한 가격대로 떠오르고 있다.
알트코인 시장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상승폭에 비해 아직 본격적인 추세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 데 포페는 솔라나와 비트코인의 상대가격을 예로 들며 알트코인의 상승 추세가 이제 막 시작되는 단계라고 분석했다. 솔라나가 주요 가격대를 회복하고 21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한 점을 근거로 조정 시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는 최근 시장에서 나타나는 자금 이동과도 맞물린다. 비트코인이 먼저 강하게 반등한 뒤 이더리움이 뒤따르고 일부 알트코인의 상승폭이 확대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1만달러’ 가려면 차트보다 중요한 것은
이더리움이 실제로 2029년 1만달러에 도달할 수 있을지는 차트의 유사성보다 향후 수급과 네트워크 성장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현물 ETF 자금 흐름이 중요하다. 최근 한 주 동안 약 7억달러가 들어왔지만 이 같은 기관 수요가 지속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비트코인이 8만달러 부근에서 상승 흐름을 이어갈 수 있는지도 변수다. 비트코인이 다시 큰 폭의 조정을 받을 경우 이더리움과 알트코인의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실제 이용 확대가 관건이다. 스테이블코인 결제와 탈중앙화금융(DeFi) 실물자산 토큰화(RWA) 등 이더리움 생태계에서 발생하는 경제 활동이 늘어나고 기관의 투자 접근성이 확대돼야 장기적인 가치 상승 논리가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