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대한민국 대표 반도체 기업들이 아직 연구 단계인 4F²(포에프스퀘어) 기술을 사용한 서버용 반도체 제품을 올해 중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차세대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추월하겠다고 선전포고한 셈이다. CXMT의 과도한 기술 마케팅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중국의 연구개발(R&D) 능력이 빠르게 한국을 따라잡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경고음’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반도체 업계와 현지 언론에 따르면 차오칸위 CXMT 사장은 지난 10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4회 집적회로 및 칩렛 콘퍼런스’에서 “4F² D램 구조를 적용한 차세대 DDR5 RDIMM 서버용 메모리를 연말까지 출시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D램 시장은 6F²(식스에프스퀘어) 구조의 제품이 보편적이다. 하지만 앞으로 추가적인 성능 향상을 위해서는 D램 회로 구조를 더 작은 4F²로 바꿔야 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4F² D램을 개발하고 있으나 아직 양산 계획을 밝힌 적은 없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2028년께 양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XMT의 주장대로라면 삼성전자보다 2년 앞서 양산을 시작하는 셈이다.

중국 반도체 기술은 한국에 비해 D램은 2~3년, 고대역폭메모리(HBM)는 3년 이상 뒤처져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최근 들어 중국은 잇따라 혁신적인 기술 개발을 선언하며 한국 반도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앞서 화웨이는 ‘무어의 법칙’을 뒤집을 새로운 기술이라며 로직 폴딩 기술을 선보였다. 또 패키징 분야에서는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개발한 본딩 기술(엑스태킹)을 삼성전자가 로열티를 지급하며 사용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는 중국 기업들의 신기술 개발 선언이 과장된 측면이 있지만 무시해서는 안 될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과 이를 양산에 도입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면서도 “YMTC가 엑스태킹을 개발해 이를 양산에 적용한 것처럼 중국의 기술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내 반도체 업계는 CXMT가 목표로 하는 시장이 ‘서버용 D램’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D램이 광범위하게 적용된 PC와 스마트폰용 D램과 달리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서버용 D램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여전히 글로벌 시장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CXMT가 4F²라는 신기술 개발을 완료하면 서버용 D램 시장 판도를 흔들 가능성이 있다. 차오 사장은 이날 발표에서 CXMT가 2016년 설립 초기부터 4F² D램을 연구해왔으며 국내외 경쟁사를 모두 능가하는 관련 특허군을 300건 이상 발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