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미 국채 시장의 관심이 단기물로 이동하고 있다.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추가 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채권 가격에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향후 물가가 둔화하거나 금리 인상 폭이 예상보다 작아지면 2년물 국채 가격이 반등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0일(현지시각)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연준의 금리 인상 이후 4.75% 안팎까지 상승해 수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시장이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을 빠르게 반영하면서 2년물 가격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연준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올렸다. 2023년 이후 첫 인상이다. 하지만 2년물 금리는 현재 기준금리 상단보다 0.75%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금리선물 시장도 앞으로 1년간 약 0.8%포인트의 추가 긴축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2년물 금리 4.75%…“시장이 연준보다 앞서갔다”

채권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대목은 연준과 시장 전망 사이의 간극이다. 연준 위원들은 올해 한 차례 추가 인상한 뒤 2027년에는 금리를 유지하는 경로를 제시했다. 반면 스와프 시장은 정책금리가 4.75% 부근까지 오를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사실상 0.25%포인트씩 세 차례 안팎의 추가 인상을 예상하는 셈이다.

2년물 금리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강했던 지난 2월 저점과 비교하면 약 1.4%포인트 뛰었다. 일부 투자자는 추가 긴축 위험이 이미 단기 국채 가격에 과도하게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케빈 플래너건 위즈덤트리 투자전략 책임자는 “현재 수익률 곡선에서 금리가 과도하게 오른 곳을 찾는다면 단기 구간”이라며 “2년물 금리가 현 기준금리를 크게 웃돈다는 것은 채권시장이 지나치게 앞서갔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장기채보다 가격 변동 위험이 상대적으로 작으면서 202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이자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2년물의 매력으로 꼽힌다. 현재 2년물 금리 4.75%는 스와프 시장이 예상하는 2027년 9월 정책금리 약 4.68%보다도 높다.

변수는 유가와 물가…연준 5%대 인상 가능성도

단기채 강세 전망이 현실화하려면 물가 안정이 전제돼야 한다. 중동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다시 오르거나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보이면 연준의 긴축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5% 이상으로 올릴 위험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최근 금리 인상을 두고 통화정책의 완화적인 부분을 일부 제거한 것이라고 평가한 만큼 연준이 현재 금리 수준을 경기 제약적인 수준으로 판단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에드 알후사이니 컬럼비아스레드니들인베스트먼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과거 금리 인상기마다 시장은 연준이 최종적으로 금리를 얼마나 올릴지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22일 예정된 690억달러 규모의 미 국채 2년물 입찰이 단기채 투자 수요를 확인할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주 발표되는 고용과 제조업·서비스업 지표,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와 기대인플레이션도 금리 전망을 좌우할 변수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등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