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양원모 기자] 비트코인이 8월 강한 반등에 성공했지만 약세장이 완전히 끝났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진단이 나왔다. 특히 과거 비트코인 저점이 약 4년 간격으로 반복됐다는 점에서 오는 11월이 새로운 변곡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는 1일(현지시각) 공개한 4분기 디지털자산 시장 전망에서 “비트코인이 8월 말 급등하며 2024년 11월 이후 가장 강한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8월 셋째 주 비트코인은 25% 이상 상승했고, 같은 기간 이더리움과 솔라나는 각각 34.1%와 28% 올랐다.
4년 주기라면 11월…“시장 타이밍 도구는 아니다”
시장은 이번 급등을 계기로 ‘4년 주기설’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4년 주기설은 비트코인이 반감기를 전후로 상승과 하락 사이클을 형성하고 주요 고점과 저점도 대략 4년 간격으로 반복된다는 분석이다. 과거 패턴이 반복된다면 2026년 11월 전후가 다음 저점 후보가 된다. 가장 최근 약세장 저점은 FTX 붕괴가 발생했던 2022년 11월이다.
다만 피델리티는 이를 기계적으로 적용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비트코인 사이클이 정확히 4년 단위로 반복되지 않은 만큼 특정 시점을 예측하는 도구로 사용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크리스 쿠이퍼 피델리티 디지털 자산 연구 부사장은 “이번 약세장의 저점이 이미 지난 7월 형성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11월 또는 그 이후 새로운 저점이 나타날 가능성을 열어뒀다.
피델리티는 최근 변동성 변화에도 주목했다. 올해 6월부터 8월 중순까지 낮은 변동성이 이어진 뒤 가격이 빠르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실제 과거 약세장에서도 변동성 축소 이후 가격이 반등하며 새로운 사이클로 전환된 사례가 있었다.
온체인 성장·규제 진전이 4분기 변수
다만, 가격과 별개로 디지털자산의 실제 이용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모는 비자 거래량의 약 2.3배까지 증가했고 토큰화 실물자산(RWA)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피델리티 디지털 자산에 따르면 토큰화 RWA 시장은 2024년 초부터 2026년 5월까지 약 20배 증가해 338억달러(약 45조8193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채권, 펀드 등 전통 금융자산의 토큰화 확대가 가격 조정과 별개로 시장 펀더멘털을 지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의 정책 환경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자산 시장 구조를 정비하는 클래리티 법(CLARITY Act)은 상원 본회의 처리를 남겨두고 있으며, 공직자의 디지털자산 이해충돌과 윤리 규정을 둘러싼 이견은 여전히 남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디지털자산 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결국 바닥 형성의 핵심은 날짜 자체보다 8월 반등이 지속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 있다는 게 피델리티의 분석이다. 쿠이퍼 부사장은 “디지털자산 채택은 파동처럼 진행돼 왔고, 이는 시장 사이클을 지속시킬 수 있다”며 “특정 저점을 맞히기보다 장기적인 투자 기간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