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1인당 평균 근로소득세가 급여보다 더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총급여 구간별 근로소득 신고 실적’에 따르면 2024년 귀속 근로자 1인당 평균 총급여는 4475만원으로 2021년 4024만원보다 11.2%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1인당 평균 결정세액은 64만원에서 309만원으로 17.1% 증가했다. 결정세액은 각종 공제와 감면을 반영해 확정된 세금이다.

전체 규모로 보면 이 기간 근로자 급여 합계는 803조2086억원에서 943조2576억원으로 17.4% 늘어난 반면 결정세액은 52조6986억원 에서 65조1605억원으로 23.6% 증가했다. 총급여 대비 결정세액의 비율인 실효세율은 6.6%에서 6.9%로 높아졌다.

연도별로 보면 급여와 세금 증가 폭이 일정하지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월급에 비해 세 부담이 늘어나는 속도가 빨랐다. 2022년 귀속은 총급여 합계가 7.7% 늘 때 결정세액이 12.2% 늘었다. 2023년 귀속은 총급여 4.4% 증가에 결정세액 1.1% 증가했다. 2024년 귀속은 총급여가 같은 4.4% 늘었는데 결정세액은 5조3766억원(9%) 늘었다.

이 기간 상대적으로 저소득인 근로자는 줄고, 고소득 근로자가 많아진 것도 눈에 띈다. 총급여가 3000만원 이하인 근로자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50.6%(1008만 9718명)에서 2024년 43.4%(915만8045명)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총급여 1억원 초과 근로자는 112만3145명에서 154만5725명으로 늘었다.

현행 소득세는 종합소득 과세표준을 8개 구간으로 나눠 6%부터 45%까지 누진세율을 적용한다. 물가가 오르는데 구간 기준금액이 고정돼 있으면 실질소득이 늘지 않아도 세금은 누진적으로 오른다. 이 때문에 낡은 세제를 현실화하자며 물가연동제를 도입하는 소득세법 개정안도 여럿 발의된 상태다.

김갑순 한국조세정책학회장은 “소득세는 탄력세율 체계로 나가야 한다”며 “국민의 경제소득 변화에 따라 실질적인 세 부담도 비슷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국회가 세법을 고치지 않아도 세금이 저절로 오르는 구조를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며 “물가는 오르는데 제자리에 묶인 과세 기준을 현실에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