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역대급 주주환원 카드를 꺼냈다. 반도체 주도주들의 주가가 치솟으며 코스피 지수를 끌어올린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주주환원 기대감을 섣불리 목표주가에 반영하기보다는 실적·성과와 자본 배분 흐름을 확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산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40조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소각을 결정했다. SK하이닉스는 오는 11월 19일까지 발행주식의 약 3.3%에 해당하는 자사주 2407만주를 장내 분산 매입할 예정이다. 주주환원 규모도 기존 ‘누적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내’에서 향후 ‘50% 이상’으로 확대한다.
삼성전자도 조만간 이사회를 개최하고 자사주 취득·소각과 일회성 특별배당을 골자로 하는 주주환원 안건을 의결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의 특별배당 여력은 100조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현금 창출 능력이 강화된 영향이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정책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장 대비 12.73% 급등한 주당 169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도 전장과 비교해 9.49% 상승한 주당 27만1000원에 마감했다. 코스피도 전장보다 5.89% 오르며 6852.58을 나타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시장 금리 상승에서 기인한 밸류에이션 부담이 확대된 현시점에서 실적 개선이 주주환원으로 연결됨을 확인한 사례”라며 주주환원이 주가 하방을 막고 상승 여력을 부각한다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서는 주주환원만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을 제기했다. 주주에게 자사주 매입은 호재지만 기업이 자사주를 사들인다고 주가가 무조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시장가격 왜곡이 발생하지 않도록 자사주를 매수할 때 가격과 수량에 일정한 제한이 적용된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자사주 매입·소각은 긍정적이지만 주가의 지속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주주환원 정책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라며 “주가 하방 지지는 가능하더라도 추가 상승은 결국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성장과 인공지능(AI) 반도체 투자 확대 등 본업에 달렸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