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공급 지연에 에식스 데이터센터 계약 종료
엔스케일 “다른 계약에는 영향 없어”
AI 인프라 투자 확대 속 전력망 병목 부각
[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인공지능(AI) 인프라 기업 코어위브의 주가 급락과 부채 부담이 시장의 불안을 키운 가운데 경쟁사 엔스케일(Nscale)에도 악재가 발생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영국 엔스케일과 추진하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서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AI 인프라 시장에서 막대한 투자금뿐 아니라 전력 공급과 실제 사업 이행 능력이 핵심 위험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로이터는 18일(현지시각) 영국 텔레그래프를 인용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영국 에식스주 로턴(Loughton)에 건설할 예정이던 데이터센터와 관련해 엔스케일과의 계약을 최근 종료했다고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엔스케일의 양대 주요 고객 중 하나다.
계약 종료의 직접적인 이유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해당 프로젝트는 반복적인 지연을 겪었으며, 영국 전력망 관계자들은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 공급이 2030년대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엔스케일은 전력망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엔스케일 대변인은 로이터에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관계는 여전히 강력하고 장기적이며, 런던 전역의 불행한 전력망 문제는 다른 계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로턴 프로젝트와 영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겠다며 대체 전력 공급원과 영국 내 다른 확장 부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스케일, 1030억달러 계약 확보에도 프로젝트 차질
엔스케일은 엔비디아의 지원을 받는 AI 인프라 기업으로 코어위브, 네비우스, 크루소, 람다 등과 경쟁하고 있다. AI 모델의 학습과 운영에 필요한 컴퓨팅 인프라, 전력, 데이터센터 및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회사는 출범 이후 약 2년6개월 만에 총계약가치를 1억달러에서 1030억달러 이상으로 확대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엔스케일은 지난 9월 미국 증시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 서류를 제출했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와 앤트로픽이 주요 고객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계약 중단은 대규모 고객 계약을 확보하더라도 데이터센터를 실제 가동하기까지 상당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적인 상업용 건물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한다.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설치하더라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냉각 설비, 송전망 연결이 확보되지 않으면 시설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어렵다.
특히 전력망 연결이 수년간 지연되면 데이터센터 건설 일정뿐 아니라 고객에게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매출을 발생시키는 시점도 늦어질 수 있다.
코어위브는 부채, 엔스케일은 전력…AI 인프라 성장의 두 가지 위험
엔스케일의 계약 중단은 최근 코어위브를 둘러싼 금융시장 불안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코어위브는 AI 데이터센터와 엔비디아 반도체 확보를 위해 대규모 차입에 의존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최근 공개된 분기보고서상 코어위브의 총부채는 356억달러에 달한다. 신용부도스와프(CDS) 가격도 급등하면서 회사의 채무상환 능력에 대한 경계감이 커졌다.
반면 엔스케일의 이번 사례는 자금조달 이외의 물리적 인프라 제약을 드러냈다. 코어위브가 투자 비용과 부채 상환이라는 금융 위험에 직면했다면, 엔스케일은 전력망 연결 지연이라는 사업 실행 위험에 부딪힌 셈이다.
AI 인프라 기업들이 대규모 계약과 미래 수요를 기반으로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비용과 일정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AI 수요가 장기적으로 성장하더라도 모든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진행되고 수익을 창출한다는 보장은 없다.
특히 데이터센터 개발이 지연되면 선투입 자본의 회수 기간이 길어지고, 차입을 활용한 사업에서는 이자 부담이 누적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