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너지저장 업계가 오는 2032년까지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 규모를 1TWh(테라와트시)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ESS를 활용해 부족한 전력 공급능력을 보완하겠다는 구상이다.

미국 에너지저장연합(ESC)은 최근 ‘테라와트시 시대의 기회’ 보고서를 통해 2032년 말까지 미국 ESS를 출력 기준 225GW, 저장용량 기준 1TWh 규모로 확대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ESC는 미국의 주요 전력망용 배터리 제조업체와 ESS 개발·소유·운영업체 등이 참여하는 업계 연합이다. 1TWh는 1000GWh다.

미국 ESS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의 에너지저장 용량은 2020년 말 1.5GW에서 2026년 중반 52GW까지 늘었다. ESC는 이를 2032년 225GW로 확대하려면 향후 5년간 연평균 25%의 성장이 필요하다고 봤다.

미국에서는 AI 데이터센터와 제조업 확대, 전기화 등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동시에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커지면서 전력 생산량의 변동성도 커졌다. ESC는 ESS가 전력 수요가 높은 시간대에 저장해둔 전력을 공급해 피크 수요에 대응하고 기존 전력망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적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ESC는 미국 ESS 저장용량이 850GWh 이상으로 확대될 경우 향후 10년간 전력 시스템 비용을 2500억달러 이상 절감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SS를 활용해 피크 전력 비용과 전력망 혼잡을 줄이고 발전·송전 설비에 대한 추가 투자 부담을 낮출 수 있다.

미국 ESS 시장이 커지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현지 생산시설을 활용한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5개 생산거점을 ESS 생산기지로 활용해 올해 말까지 북미 ESS 생산능력을 50GWh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 스타플러스에너지(SPE) 인디애나 공장의 기존 전기차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해 지난해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다. 올해 4분기부터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도 생산할 계획이다. SK온은 조지아 공장 일부를 ESS용 LFP 생산라인으로 전환해 하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