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운용사 비트와이즈가 미국 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토큰화 주식 바구니를 자동 운용하는 포트폴리오 상품을 선보인다. 투자자의 자산을 전통적인 펀드에 모으지 않고 개인 비수탁형 지갑에 그대로 보관하면서 투자 모델에 따라 종목 비중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방식이다. 월가에서 주식과 채권을 블록체인으로 옮기는 토큰화 경쟁이 빨라지는 가운데 전통 자산운용의 ‘모델 포트폴리오’까지 온체인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블룸버그는 25일(현지시각) 고객 자산 90억달러를 운용하는 비트와이즈가 ‘자동화 토큰 포트폴리오(Automated Token Portfolios·ATP)’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밖의 적격 투자자는 ATP를 통해 코인베이스의 토큰화 미국 주식을 자신의 지갑에 보유하면서 매그니피센트7,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등 특정 테마에 맞춘 포트폴리오에 투자할 수 있다.
펀드에 맡기지 않고 지갑에서 직접 보유
비트와이즈가 제시한 ATP의 핵심은 전통적인 펀드와 다른 자산 보유 구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반적인 펀드는 투자자의 자산을 하나의 투자기구에 모아 운용한다. 반면 ATP에서는 토큰화된 주식이 투자자 자신의 비수탁형 지갑에 그대로 남는다.
투자자는 자산의 직접 보유 구조를 유지하면서 비트와이즈가 설계한 투자 모델을 이용한다.
맷 호건 비트와이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전문적인 투자 모델을 이용하려면 자산을 펀드에 맡겨야 했다”며 “ATP에서는 자산을 자신의 지갑에 그대로 두고 투자 모델이 투자자에게 찾아온다”고 말했다.
즉 펀드가 투자자의 자산을 가져가 운용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가 토큰화 자산을 직접 보유한 상태에서 전문 운용사의 포트폴리오 구성 방식을 적용하는 개념이다.
비트와이즈는 이를 통해 빠르게 등장하는 투자 테마에 신속하게 노출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코인베이스 토큰화 주식에 글라이더 자동 리밸런싱
블룸버그에 따르면 비트와이즈 ATP는 코인베이스 글로벌의 토큰화 미국 주식을 활용한다. 기술 인프라는 글라이더가 제공한다.
글라이더의 기술은 투자자의 지갑에 들어 있는 토큰화 주식의 비중을 비트와이즈가 설정한 목표 비중과 일치하도록 자동으로 리밸런싱한다.
초기 상품은 매그니피센트7과 AI, 로보틱스 등 세 가지 테마에 초점을 맞춘 포트폴리오를 포함한다.
이 구조에서는 토큰화가 단순히 주식을 블록체인 위에서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자산운용사가 모델을 만들고 소프트웨어가 투자자의 지갑 안에서 해당 모델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조정하는 자동화 운용 구조로 확장된다.
비트와이즈는 ATP에 0.15%의 ‘방법론 접근 수수료(methodology access fee)’를 부과할 예정이다. 상품은 앞으로 수주 안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토큰화 자산시장 380억달러
블룸버그에 따르면 월가에서는 주식과 채권 등 전통 금융자산을 디지털 원장에서 토큰 형태로 구현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RWA.xyz 자료에 따르면 토큰화 자산의 시장가치는 약 380억달러까지 증가했다. 토큰화는 전통 금융자산의 소유권이나 경제적 권리를 블록체인 등 디지털 원장 위의 토큰으로 나타내는 방식이다. 최근 금융회사들은 머니마켓펀드와 채권, 주식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비트와이즈의 ATP는 이 같은 흐름을 한 단계 더 확장한다. 개별 주식을 토큰화하는 것을 넘어 여러 토큰화 주식을 특정 전략에 따라 묶고 자동으로 비중을 조절하는 포트폴리오 운용 기능을 결합했기 때문이다.
특히 비수탁형 지갑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기존 자산운용 상품과 차이가 있다.
전통적인 펀드에서는 운용사가 만든 투자기구에 자금을 넣고 펀드 지분을 보유한다. ATP에서는 투자자가 개별 토큰화 주식을 자신의 지갑에 보유하면서 비트와이즈의 포트폴리오 방법론을 적용받는다.
‘토큰화’ 다음은 자산운용 온체인화
비트와이즈의 이번 상품은 토큰화 경쟁의 초점이 ‘어떤 자산을 블록체인으로 옮길 것인가’에서 ‘블록체인 위의 자산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비트와이즈는 90억달러의 고객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이번에는 자체적으로 새로운 주식 토큰을 만드는 대신 코인베이스가 제공하는 토큰화 미국 주식을 기초 자산으로 활용하고, 비트와이즈가 포트폴리오 모델을 제공하며, 글라이더가 자동 리밸런싱 기술을 담당한다.
코인베이스가 자산 토큰화, 비트와이즈가 투자전략, 글라이더가 자동화 기술을 각각 담당하는 구조다.
초기에는 매그니피센트7과 AI, 로보틱스처럼 투자자 관심이 높은 성장 테마부터 공략한다.
다만 블룸버그가 전한 내용에 따르면 ATP는 미국 내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상품이 아니다. 미국 밖의 적격 투자자가 대상이다.
구체적인 출시일 역시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비트와이즈는 앞으로 수주 안에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토큰화 시장이 약 380억달러 규모로 성장한 상황에서 비트와이즈의 ATP가 주목되는 이유는 전통 자산의 토큰화와 개인 지갑, 자동 포트폴리오 운용을 하나의 구조로 묶었다는 데 있다.
토큰화 경쟁이 주식과 채권을 디지털 원장에 기록하는 단계에서 투자자가 자신의 지갑 안에서 전문적인 자산배분 모델을 사용하는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