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연휴를 맞아 이번주 동여의도 위클리는 일본 경제를 짚어보겠습니다.
광복 이후 81년 동안 한국과 일본의 경제적 격차는 크게 좁혀졌습니다. 한국은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등 여러 산업에서 일본 기업과 세계 시장을 놓고 경쟁합니다. 그러나 금융시장에서는 일본의 영향력이 여전히 큽니다. 일본 기업과 금융회사가 해외에 투자한 자금이 막대한 데다 낮은 금리로 엔화를 조달해 미국 등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거래도 오랫동안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엔화 환율이라고 하면 보통 ‘100엔에 몇 원인가’를 먼저 떠올리는데, 100엔당 890원 안팎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다만 원엔 환율은 원달러와 달러엔 환율을 토대로 계산하는 재정환율입니다. 원엔 환율이 내려갔더라도 엔화가 약해진 것인지 원화가 강해진 것인지는 구분해야 합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엔화의 강약을 판단할 때 달러엔 환율을 주로 사용하는 이유입니다.
이러한 달러엔 환율이 최근 다시 160엔에 가까워졌습니다. 지난달 엔화가 달러당 164엔까지 떨어지자 7월 말 미국과 일본이 함께 엔화를 사들였고, 엔화는 한때 155엔대까지 올랐습니다. 그러나 반등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지난주 다시 159엔대로 밀렸습니다. 미국이 직접 시장에 개입하고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까지 강해졌지만 엔저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이 엔화 방어에 직접 나선 배경에는 아시아 외환시장에 대한 우려가 있었습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공동개입을 설명하며 한국 원화를 직접 언급했습니다. 베선트는 “많은 아시아 통화가 현재 엔화를 따라 움직인다”며 “엔화가 약하기 때문에 원화도 약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중국도 엔화가 약한 상황에서 위안화만 큰 폭으로 절상하기는 꺼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엔화가 크게 떨어지면 일본 기업은 해외 판매가격을 낮추고도 엔화로 환산한 매출을 유지하기 쉬워집니다. 반면 원화와 위안화 가치가 그대로이거나 오르면 한국과 중국 제품은 일본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비싸집니다. 베선트는 이런 가격 경쟁력의 차이 때문에 원화와 위안화만 엔화와 반대로 강세를 이어가기 어렵고, 결국 아시아 통화들이 엔화와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외환시장 개입만으로 엔저를 억제하기는 어렵습니다. 일본은행은 지난 6월 정책금리를 1%로 올렸지만 미국 기준금리는 여전히 3.50~3.75%입니다. 미국 금리가 훨씬 높은 만큼 엔화를 팔아 달러 자산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커질 수 있습니다. 공동개입 직후 155엔대까지 내려갔던 달러엔 환율이 다시 159엔대로 상승한 것도 양국의 큰 금리차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베선트는 일본은행에 통화정책 정상화를 주문했고 시장에서도 9월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강해졌습니다. 다카이치 정부 역시 9월이나 10월 추가 인상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기울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일본은행이 환율만 고려해 금리를 올릴 수는 없습니다. 금리가 높아지면 가계의 이자 부담과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늘면서 소비와 투자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추가 인상 여부는 일본 경제가 더 높은 금리를 감당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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