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차를 두고 나란히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29일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SK하이닉스는 실적 발표 이틀째에도 강세를 이어간 반면 삼성전자는 실적 발표 전 급등한 뒤 발표 직후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삼성전자는 애프터마켓을 포함해 전일 대비 1만2000원(4.96%) 내린 23만원에 마감했다. 실적 발표 전에는 24만9000원까지 올랐지만 하락을 보였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3만원(2.02%) 오른 151만70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도 장중 한때 158만7000원까지 올랐다.
이날 장 초반 두 종목 모두 강세를 보였지만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발표 이후 주가 흐름이 엇갈렸다.
증권가에선 주주환원책이 주가 흐름을 갈랐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구체적인 주주환원 계획이 제시되지 않으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며 “반면 SK하이닉스는 자사주 매입이 재개되면서 장중 낙폭을 만회했다”고 짚었다.
이날은 전날 SK하이닉스가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주주환원책을 발표하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감도 부각된 상황이었다. 전날 SK하이닉스가 11% 급등할 때 삼성전자 보통주와 우선주도 각각 9%, 11% 올랐고 삼성 관계사 주가까지 모두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앞서 발표된 주주환원책을 되풀이하는 데 그쳤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8월말 올해 총 주주환원 규모를 90조~110조 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구체적 내용은 내년 1월 이사회 이후 확정하기로 했다. 시장은 이번에 세부 내용이 공개될 거라 기대했지만 진전없이 마무리되며 실망 매물이 출회된 것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주주환원의 방식과 실행시기와 메모리 업사이클 지속 등에 관해 집중했다”며 “아쉽게도 지난 3개월간 동사 주가는 12% 하락했지만 주주환원은 기존 정책이었던 ‘내년 1월 발표’에 변화가 없었다”고 짚었다.
이는 시장이 기대했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이 구체화되지 않은 점이 핵심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종료 이후 수급이 메마른 상황이었던 만큼 기대감이 컸다. 전날 소각용 10조원과 임직원 보상용 10조원, 총 20조원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SK하이닉스와도 비교됐다.
삼성전자와 달리 SK하이닉스는 이날까지 이틀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삼성전자 실적 발표 이후 장 초반 5%대 강세에서 밀려나긴 했지만 삼성전자와 비교하면 상대적 강세를 유지했다.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를 1395억원 순매도했지만 SK하이닉스는 4483억원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삼성전자는 사들이고, SK하이닉스는 팔았던 수급이 역전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