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포르쉐가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시장 중 하나입니다. 아시아에서는 아직 중국이 가장 큰 시장이지만 제게는 한국이 넘버 원입니다.”
마티아스 부세 포르쉐코리아 대표가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한국 시장의 위상을 이같이 평가했다. 중국이 여전히 아시아 최대 시장이지만 한국은 그 뒤를 잇는 핵심 국가라는 설명이다.
한국 시장 내 포르쉐의 실적도 이를 뒷받침한다. 포르쉐코리아는 지난해 국내에서 1만746대를 인도하며 전년 대비 약 30% 성장했다. 연간 판매량이 1만대를 넘어선 것은 법인 설립 이후 두 번째다. 한국은 지난해 포르쉐의 글로벌 5위 시장으로 올라섰다.
부세 대표는 “올해 상반기에는 일부 공급 문제가 있어 원하는 만큼 판매를 늘리지 못했지만 하반기에는 긍정적인 신호가 많다”며 “한국으로 들어오는 공급 물량과 신차 수요를 고려하면 좋은 한 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세 대표가 꼽는 포르쉐의 경쟁력은 구동 방식이 달라져도 변하지 않는 ‘포르쉐다움’이다. 내연기관이든 하이브리드·전기자동차 등 모든 모델은 포르쉐처럼 느껴지고 포르쉐처럼 달려야 한다는 것이다. 부세 대표는 “주행 성능과 감성이라는 포르쉐의 DNA가 유지된다면 고객들은 어떤 파워트레인이든 그 가치를 인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포르쉐의 전동화 전략을 가장 빠르게 받아들이는 시장 중 하나다. 올 상반기 국내 판매의 66%가 순수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를 합친 전동화 모델이었다. 지난해에도 전동화 모델이 포르쉐 전체 판매의 62%를 차지했다. 다만 포르쉐는 전기차 일변도의 전략보다는 내연기관·하이브리드·전기차를 모두 제공해 고객들의 선택권을 넓히겠다는 방침이다.
포르쉐 전동화 전환의 중심에 있는 모델은 ‘카이엔’이다. 포르쉐코리아는 최근 ‘포르쉐 바이브 서울’ 행사에서 신형 카이엔 쿠페 일렉트릭을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카이엔은 국내에 출시된 이후 누적 약 3만6000대가 판매될 정도로 한국 고객들의 선호도가 높은 모델이다.
부세 대표는 신형 카이엔 쿠페 일렉트릭에 대해 “강력한 성능과 스포츠성뿐만 아니라 넓은 공간·안락함·세련된 디자인을 함께 갖춘 것이 특징”이라며 “한국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포르쉐코리아는 비야디(BYD) 등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공세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히려 다양한 업체와의 치열한 경쟁이 포르쉐를 더 발전시킨다는 것이 부세 대표의 경영 마인드다.
그는 “중국 업체들의 진출 자체가 포르쉐에 새로운 일은 아니다”며 “포르쉐가 가진 퍼포먼스와 개성, 모터스포츠 DNA, 오랜 헤리티지는 쉽게 복제할 수 없는 부분인 만큼 포르쉐의 뿌리와 정체성에 충실하면 경쟁에만 매몰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2024년 10월 부임한 부세 대표는 판매 성장뿐 아니라 고객 접점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서비스 네트워크를 넓히고 대규모 성수 서비스센터를 비롯한 애프터세일즈(AS) 인프라, 포르쉐 스튜디오 한남 등 브랜드 경험 공간을 확대했다.
한국 시장이 성장하면서 부세 대표의 역할도 강화됐다. 그는 이달부터 포르쉐코리아 대표와 포르쉐AG 해외 지역 총괄을 경임하며 아시아와 중동 등 주요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부세 대표는 “제 명함에도 포르쉐코리아 CEO(최고경영자)가 가장 먼저 적혀 있는 만큼 한국은 제게 여전히 최우선 시장”이라며 “한국에서 성공한 경험을 다른 시장에 전하고, 반대로 해외 시장의 좋은 사례를 한국에 들여오는 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