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텍사스 가스복합화력 발전소·대형 원전 8기·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등 한국의 대미투자 계획을 대대적으로 발표한 자리에는 오는 알래스카를 기반으로 하는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사실상 공화당의 ‘출정식’처럼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는 알래스카 주민들의 에너지비용 하락과 일자리 창출 등이 중점적으로 언급됐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알래스카 LNG 사업에서 가스관 건설에는 3년이 소요되며, 자금조달이 이뤄지는 대로 즉시 착수할 수 있다는 프로젝트 개발사 최고경영자(CEO)의 발언도 있어 한국에 대한 투자압박이 거세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진행된 이날 발표 행사에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더그 버검 내무부 장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각료들 뿐 아니라 댄 설리번 연방 상원의원(공화·알래스카),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 닉 베기치 연방 하원의원(공화·알래스카) 등 알래스카 지역 정치인이 총출동했다.
업계 관계자로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개발사인 글렌파른의 브랜든 듀발 최고경영자(CEO)도 참석했다.
이는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알래스카에 어느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알래스카는 격전지로 분류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발표 자리에서 설리번 후보를 여러 차례 “훌륭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설리번 후보가 “거의 20년간 알래스카 파이프라인 사업을 추진해왔다”면서 “이제 우리는 이를 성사키기고 있다”고도 말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추진일정을 묻는 질문에 글렌파른의 듀발 CEO는 파이프라인 공사에 3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공사는 자금조달이 완료되는 대로 즉시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 답했다.
이는 아직 투자계획을 최종 확정하지 않은 한국 정부에 미국 측이 ‘속도전’을 요구할 가능성을 남긴 발언으로 풀이된다.
러트닉 장관은 한국의 대미투자금이 2000억달러임을 상기하며 “오늘 발표된 세 가지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큰 프로젝트는 1200억달러 규모”라며 “1000억달러에 200억달러의 예비비를 더해 미국 전역에 8기의 초대형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원전이 건설될 지역으로 오하이오, 테네시, 사우스캐롤라이나, 켄터키를 거론했다.
러트닉 장관은 이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는 500억달러가 조금 넘는 금액이 투자된다”며 “알래스카의 엄청난 천연자원을 본격적으로 개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는 알래스카를 변화시킬 것이며, 지정학적 판도도 바꿀 것”이라며 텍사스 엔시날의 가스복합화력발전소에는 220억달러가 투입된다고 덧붙였다.
버검 장관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가 “알래스카 주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하와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괌과 아메리칸 사모아 등 우리 영토에는 미군 기지가 위치해 있는데, 알래스카에서 이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트 장관은 “미국이 태평양 연안에 LNG 수출 터미널을 갖추게 된다면, 우리 수출품목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에너지자원인 천연가스를 수출할 수 있게 해준다”며 “이를 통해 미국은 지정학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