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주가 가파르게 오른 가운데 상대적으로 상승세가 더뎠던 소재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비업체와 소재업체의 주가 수준을 비교하는 주가수익비율(PER) 격차가 과거보다 크게 벌어진 데다 앞으로 신규 반도체 공장이 가동되면 소재 사용량도 늘어날 수 있어서다.

30일 LS증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전공정 장비업체의 향후 12개월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NTM PER) 중간값은 약 23.6배로 집계됐다. 반면 소재업체는 약 13.2배로 장비업체보다 약 44.2% 낮은 수준이다.

과거 소재주가 장비주보다 강한 모습을 보였던 2017년 3분기에는 차이가 지금보다 작았다. 당시 장비업체의 PER는 약 15.1배, 소재업체는 약 13.0배로 격차가 약 14%였다. 현재 장비주와 소재주의 주가 수준 차이가 당시보다 크게 벌어진 셈이다.

2025~2026년에는 새 공장을 지어 생산량을 크게 늘리기보다 HBM(고대역폭메모리)과 첨단 D램 등을 생산하기 위해 기존 생산설비를 바꾸는 투자가 많았다.

생산설비를 바꾸려면 새로운 반도체 장비가 필요한 반면 식각액과 세정액 등 반도체 소재는 실제 생산량이 늘어나야 사용량도 본격적으로 증가한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장비업체의 실적 개선이 소재업체보다 먼저 나타났다는 게 LS증권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신규 반도체 공장 가동이 소재업체의 실적을 좌우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용인 Y1의 첫 클린룸을 2027년 2월 가동할 예정이며 청주 M17은 2028년 12월, 용인 Y2는 2029년 6월에 각각 첫 클린룸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새 공장이 가동돼 반도체 생산량이 늘어나면 장비뿐 아니라 생산 과정에서 계속 사용되는 소재 수요도 함께 증가할 수 있다.

정우성 LS증권 연구원은 “AI 서버 수요와 메모리 고용량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신규 공장이 가동된다면 신규 생산능력이 곧바로 공급과잉으로 연결될 위험은 과거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높은 가동률과 장기 사이클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수록 현재와 같은 소재주의 할인율을 유지할 근거는 약해진다”며 신규 공장 가동과 2028~2029년 실적 증가가 구체화하는 시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