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이 이동통신회사 수장들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았다. 지난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한 만큼 정보보호와 책임경영 강화의 중요성에 대해서 공감하며 지속적인 투자를 약속했다.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개보위는 이날 오후 서울시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송 위원장과 정재헌 SK텔레콤 대표이사, 박윤영 KT 대표,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개최했다.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실질적인 정책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 마련된 자리다.
간담회에서 이통사 수장들은 ‘국민이 신뢰하는 인공지능(AI)·디지털 사회를 위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정보보호에 방점을 찍고 유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기술 투자와 인력 확대를 약속하고, AI 서비스 개발·운영 과정에 개인정보 보호 원칙을 적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내부 통제 정비 및 사전예방 보호 체계 확립 △유통망 전반을 아우르는 체계적 관리 △개인정보 보호 인재 양성 지원·개인정보 취급자 교육 △이슈 대응 민관 협력 체계 구축 등 다양한 의제에 대해서도 폭넓게 논의했다.
앞서 개보위는 유심 해킹 사고를 일으킨 SK텔레콤에게 과징금 1347억9100만원, 불법 초소형 기지국발 소액결제 피해를 키웠던 KT에게 539억79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LG유플러스도 사이버 공격 정황이 포착된 서버를 폐기해 규제당국·수사기관의 조사를 받는 중이다.
송 위원장은 “통신분야 개인정보 보호는 국민의 일상과 디지털 사회의 신뢰를 지키는 일”이라며 “사고가 나기 전에 위험을 찾아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예방 중심의 보호 체계로 전환해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챙기고 전사가 함께 책임지는 경영의 핵심 과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통사들은 안전한 AI 연구를 지원하려는 목적에서 도입된 특례가 실효성을 갖출 수 있도록 규제 기준 정립과 사전 협의 체계를 요청했다. 또 공개정보·가명정보를 AI 개발에 활용할 때 적법 처리 근거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며 현안을 신속히 논의할 민관 소통 창구도 요구했다. 개보위는 AI 에이전트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정재헌 SK텔레콤 대표는 “AI가 발전할수록 활용 데이터가 많아져 위협이 커질 수밖에 없기에 향후 5년간 7000억원 규모의 정보보호 투자를 추진해 보호 체계를 지속 강화하고 있다”며 “‘프라이버시 퍼스트’를 업무 원칙으로 삼고, 개인정보 보호가 업무의 출발점이 되도록 문화를 바꿔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KT도 개인정보 보호를 최우선 경영 원칙으로 두고 정보기술(IT) 인프라 현대화에 향후 5년간 2조2000억원을 투자해 보안의 근본 체계를 정비하기로 했다. 박윤영 KT 대표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정보보호의 기본부터 정비하겠다”라며 대표자와 이사회가 투자계획과 위험성을 직접 점검하는 거버넌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는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개인정보 보호는 책임경영의 영역이 됐다”며 “기업의 철학인 ‘심플리 유플러스’를 통해 기본에 집중하고 경영진이 사전 보호 체계를 지속적으로 검증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