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두 달 새 원화 가치가 급격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한때 달러당 1550원까지 떨어졌던 원화값은 두 달여 만에 15% 가까이 뛰며 주요국 통화 중 가장 빠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국내 자산시장에 투자하는 투자자는 상대적인 원화 강세에 다소 안도감을 느끼겠지만, 미국 시장에 투자 중인 ‘서학 개미’ 입장에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김유신의 ‘딥 머니 토크’에서는 ‘환율 전문가’ 백석현 신한은행S&T센터 이코노미스트를 만나 그가 요동치는 외환시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와, 투자자들의 현며한 대응 방안을 물었다. 백 이코노미스트는 연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 현재는 환율 분석가로 일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금까지 시장을 지켜본 입장에서 내린 결론은 시장을 견인하는 ‘변수’는 파악 가능하지만, 그 변수들의 ‘가중치’를 정확하게 배정해 움직임을 예측하는 건 신의 영역에 가깝다는 것이다.

환율은 다양한 요인으로 변동한다. 국가 간 금리차, 주식시장의 움직임, 지정학적 변수, 중국 변수 등 살펴야 할 요소가 많다. 이렇게 영향을 주는 변수가 많은데, 이 변수가 시장에 미치는 가중치는 매번 바뀐다. 환율 움직임에 대한 사후적인 설명은 가능하더라도, 사전에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한계는 분명히 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변수들을 활용해 예상하려 한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시장을 지켜보며 파악한 변수들을 바탕으로 예측 모델을 만들었다. 환율 움직임에 관한 질문을 받을 때는 이 모델을 참고해서 의견을 전달한다.

-요즘은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 개미’가 많다. 대부분 환율 변동성에 노출된 상태인데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환 리스크에 직접 노출되는 것보다 간접 노출되는 게 더 낫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예를 들어 달러 또는 엔화만 사고파는 건 환 리스크에 직접 노출되는 것이다. 반면 미국 주식 또는 엔화 채권 등에 투자하는 것은 수익률이 대부분이 환 움직임보다 투자 자산의 움직임에 더 큰 영향을 받게 된다. 환 리스크는 간접 리스크가 되는 것이다.

한국에서 해외 자산에 투자하게 되면 원화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아지고, 환 변동에 따라 상관관계는 더 크게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 즉,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자산 배분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환 리스크는 기피하거나 축소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안고 갈 변수로 받아들이는 편이 낫다.

7월엔 SK하이닉스의 ADR(미국주식예탁증서) 상장이 있었다. 상장을 통해 거대한 자금이 국내로 들어올 일이 생긴 것이다. 이밖에 정부에서도 기업들에게 원화 환전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놓으며 시장 심리가 움직이기 시작해 원화가 강세로 변했다.

이처럼 7월 외환시장을 움직이는 힘은 내부적 요소였다면, 8월엔 외부적 요인이 강했다. 달러화가 전반적으로 약세로 기운 것이다.

-최근 외환시장에서 또 하나 주목받는 통화는 ‘엔화’다.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이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인터뷰 시점 2026년 9월 4일) BOJ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높다. 다만 2024년 8월과 같은 대규모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재현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당시에는 BOJ의 예상 밖 금리 인상뿐 아니라 미국 경기 우려와 미·일 금리차 축소, 기술주 조정 및 과도한 엔화 숏(매도) 포지션 청산이 동시에 작용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막대한 정부 부채도 BOJ의 인상 속도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환율뿐만 아니라 다양한 거시 경제 변수를 일일이 예측해서 대응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거시 경제 변수를 개인 투자자는 어떻게 바라보고 행동해야 하나.

개인 투자자가 거시 경제를 예측한다는 건 사실상 어렵다. 이건 전문가들도 마찬가지고,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도 거시 경제를 예측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결국 교과서적인 얘기를 한다면, 리스크가 분산된 ‘지수’를 ‘분할 매수’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인 투자 방안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