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양원모 기자] 중국 인공지능(AI) 관련주에서 최근 4개월간 약 4800억달러(약 641조400억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지만 비트코인은 8만달러선 위에서 거래되며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국발 AI 거품 붕괴 우려가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확산될지 주목되는 가운데 미국 빅테크 실적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이 향후 비트코인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28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중국 기술주 중심의 커촹50(STAR50) 지수는 전날 4.81% 급락했다. 지난 7월 고점 대비 낙폭은 약 40%에 달한다. 반면 비트코인은 8만90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며 8만달러선 위에 머물렀다. 미국 나스닥지수도 27일(현지시각) 1.18% 상승 마감하며 중국 증시와 상반된 흐름을 나타냈다.

중국 AI주 급락 배경에는 과도한 기업가치 평가와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자리하고 있다. AI 산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했지만, 막대한 투자에 걸맞은 실적이 뒷받침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매도세가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중국발 충격 제한적…월가 통한 전이 가능성

업계는 중국 증시의 급락이 비트코인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중국 본토에서는 디지털자산 거래가 엄격히 규제되고 있어 주식시장과 비트코인 시장 사이의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이유에다.

다만 미국 증시를 통한 간접적 충격은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으로 기관투자자들의 참여가 확대된 만큼 기술주 급락으로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되면 비트코인 역시 매도 압력에 노출될 수 있다. 특히 투자자들이 손실 보전이나 현금 확보에 나설 경우 유동성이 높은 디지털자산이 우선적인 매도 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AI주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비트코인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2일 X(옛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이 AI 주도 상승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다”고 짚었했다. AI 관련주를 매수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처분했을 가능성이 있는 투자자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그는 “AI 거품 붕괴가 반드시 비트코인에 호재나 악재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단기적인 위험자산 동반 매도와 이후 자금 순환에 따른 반등 가능성이 동시에 열려 있다는 의미다.

미국 빅테크 실적·연준 결정이 분수령

시장 관심은 현지 시각으로 28일 예정된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의 실적 발표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AI 인프라에 투입한 막대한 자금이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되고 있는지가 관건이다. 투자 규모에 비해 수익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중국에서 시작된 고평가 논란이 미국 기술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같은 날 발표되는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도 주요 변수다. 금리 경로와 유동성에 대한 연준의 신호는 기술주뿐 아니라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 전반의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비트코인은 단기적으로 8만달러 지지 여부와 8만1000달러 회복이 주요 분기점으로 거론된다. 중국발 충격에도 가격이 크게 무너지지 않았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미국 기술주 조정이 본격화할 경우 현재의 방어력이 유지될지는 불확실하다.

루벤 달포보 삭소은행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이미 AI 산업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이제 시장이 확인하려는 것은 그 투자가 얼마나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느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