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는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변화를 구분해 봐야 한다. 워싱턴에서는 대통령과 의회의 대립으로 대규모 입법이 어려워질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도 남아 있어 기존 관세나 산업 정책의 전면적인 전환을 단정하기 어렵다.

당장 텍사스와 조지아 등에서는 데이터센터 개발 중단이나 제한을 공약한 민주당 후보들이 주지사에 당선됐다. 전기·수도요금과 환경 영향, 기업 지원 혜택이 쟁점이다. 규제가 신규 사업에만 적용될지, 이미 허가받은 사업이나 증설까지 포함될지가 관건이다. 공약을 구체화할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미국 전역의 건설 중단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다만 정책 확정 전에도 기업은 투자를 늦출 수 있다. 전력 확보와 가동 시점이 불투명해지면 서버·반도체 발주도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서버용 메모리 출하 일정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재정 불확실성도 남았다. 로이터통신은 시장이 12월 11일 연방정부 재원 확보 협상 시한과 향후 부채한도 대립 가능성을 주시한다고 전했다. 투자자는 기업의 지역별 사업 비중과 투자 지연을 견딜 재무 여력을 확인해야 한다. 급락만으로 저평가를 판단하기는 이르다.

금주 가장 중요한 일정은 10일 오후 10시 30분 발표되는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13일 같은 시간에 공개되는 생산자물가지수(PPI)다. 모두 선거 이전 지표여서 이번 선거의 정책 효과가 반영된 수치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물가 압력이 예상보다 약하면 금리 부담이 줄어 성장주의 반등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물가가 강하면 AI 투자 둔화 우려와 높은 금리 부담이 겹칠 수 있다. CPI의 근원물가·서비스 가격과 PPI의 부문별 비용 압력을 살펴야 한다.

9일에는 중국 소비자·생산자물가, 11일 한국 고용동향, 12일 영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와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발표도 이어진다. 전 세계가 미국으로 눈길을 집중하고 있지만, 한국과 중국·영국의 경기 지표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13일 새벽에는 시스코의 회계연도 2027년 1분기 실적과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의 회계연도 2026년 4분기 실적이 발표된다. 시스코는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수요와 수주의 매출 전환 속도, 어플라이드는 메모리·파운드리 고객의 설비투자 전망이 관전 포인트다. 선거 직후여서 규제 영향을 수치로 제시하기 어려울 수 있다. 경영진의 전망과 고객 투자계획에 관한 설명이 중요하다. 물가와 금리가 안정돼도 주문 지연까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반등 중에도 납기 연기나 투자 축소가 드러난다면 기업가치 판단을 다시 조정할 필요성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