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비트코인이 이번 주 8만5000달러 문턱까지 올랐다가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상승 과정에서는 선물과 현물 매수가 함께 들어왔지만 고점 이후 매도세가 빠르게 확산됐고, 미결제약정(OI)도 급감했다. 문제는 한 차례 레버리지 정리를 거친 뒤 펀딩비가 다시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8만달러를 지키면 숏스퀴즈를 발판으로 반등할 수 있지만, 무너지면 새로 쌓인 롱 포지션이 2차 하락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현지시각) 코인글래스에서 비트코인은 8만100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7일 수익률은 마이너스 0.6% 수준으로 주간 등락률만 보면 횡보에 가깝지만 장중 흐름은 거칠었다. 비트코인은 지난 17~19일 8만1000~8만3000달러 사이를 오간 뒤 22일 8만4800달러 부근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8만5000달러 돌파에 실패하면서 하루 만에 8만1000달러대로 되밀렸다.

선물 매수가 만든 85K…고점부터 CVD 급락

이번 상승을 주도한 것은 파생시장의 공격적인 매수였다. 선물 누적거래량델타(CVD)는 19일부터 가파르게 상승해 비트코인이 고점을 기록한 22일 정점에 도달했다. CVD는 시장가 매수와 시장가 매도의 차이를 누적한 지표다. 수치가 상승했다는 것은 가격이 오르기를 기다리기보다 현재 매도 호가를 받아가며 적극적으로 매수한 투자자가 많았다는 뜻이다.

현물 CVD도 상승 초반에는 선물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비트코인이 8만5000달러에 가까워지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고점 이후 선물과 현물 CVD가 모두 급락했고, 특히 현물 CVD는 가격이 8만1000달러대로 내려온 뒤에도 뚜렷하게 회복하지 못했다.

23일 선물 CVD는 저점에서 일부 반등했지만 현물 매수세는 거의 따라오지 않았다. 선물시장에서 단기 반등을 노리는 포지션은 다시 유입됐지만, 실제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현물 수요는 약했다는 의미다. 선물시장의 매수·매도 체결 강도도 22일 급락 당시 강한 매도 우위로 돌아선 뒤 23일 잠시 회복했지만 다시 마이너스로 내려갔다. 비트코인이 8만2000달러 아래에서 반등 동력을 얻지 못한 배경이다.

OI 털렸지만 펀딩비는 다시 상승

비트코인 OI는 가격이 8만5000달러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약 9만9000BTC까지 늘었다. 이후 가격이 급락하자 OI도 9만2000BTC대로 빠르게 감소했다. 달러 기준 전체 OI는 현재 약 541억6000만달러다. 가격과 OI가 동시에 하락했다는 것은 고점에서 상승에 베팅했던 롱 포지션이 대거 정리됐다는 뜻이다.

실제로 23일 기준 최근 24시간 디지털자산 파생시장에서는 4억2377만달러가 청산됐다. 이 가운데 롱 청산액이 3억7145만달러로 전체의 87.7%를 차지했다. 이번 주 전체 청산 규모가 아니라, 22일 고점 이후 발생한 마지막 급락의 강도를 보여주는 수치다.

하지만 레버리지 위험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OI 가중 펀딩비는 급락 직후 0% 부근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0.008%대로 상승했다. 바이낸스와 OKX의 계정 기준 롱·숏 비율도 각각 약 2.20배와 2.25배를 기록했다. 기존 롱이 청산된 자리를 새로운 롱 포지션이 다시 채우고 있는 셈이다.

이를 받아줄 현물 수요는 오히려 약해졌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22일 하루 총 7억4599만달러가 순유출됐다. 주 초반 유입된 자금의 상당 부분이 가격 급락과 함께 되돌아 나왔다. 파생시장의 롱 포지션은 다시 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현물 매수세는 약해진 불안정한 구조다.

옵션은 90K 기대…청산맵은 80K 경고

옵션시장에는 상승 기대가 여전히 남아 있다. 최근 24시간 풋·콜 거래량 비율은 0.80, 전체 미결제약정 기준 풋·콜 비율은 0.61로 콜옵션이 우세하다. 콜 미결제약정은 9만달러와 9만5000달러, 10만달러에 집중됐다. 가장 많은 미결제약정이 쌓인 만기는 10월 30일이다. 투자자들이 월말까지 비트코인이 9만달러 이상으로 반등할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청산맵이 보여주는 단기 현실은 다소 다르다. 현재 가격 위로는 8만2500~8만2700달러에 가장 가까운 숏 청산 유동성이 쌓여 있다. 이 구간을 돌파하면 8만3000달러를 거쳐 8만5000달러 재도전이 가능하다.

반면 아래쪽에는 8만700~8만1000달러의 롱 청산 물량이 기다리고 있다. 1주 청산맵에서는 8만달러에 가장 강한 유동성 띠가 형성돼 있다. 현재 가격이 8만2700달러보다 8만1000달러대에 가깝고 현물 CVD와 체결 강도도 약하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는 하단 유동성을 다시 확인할 위험이 남아 있다.

트레이더 다안 크립토 트레이즈는 “8만달러를 잃으면 7만2000~7만5000달러를 찾을 수 있다”며 “강세 흐름을 되살리려면 8만5000~8만7000달러를 돌파한 뒤 지지선으로 바꿔야 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