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미국 물가 지표 완화에 따른 거시경제 온기와 파생상품 시장의 대규모 숏(매도) 포지션 청산이 맞물리며 비트코인(BTC)이 8만6000달러선을 돌파했다. 특히 단 10분 만에 1억달러가 넘는 하락 베팅 포지션이 강제 종료되는 ‘숏 스퀴즈’가 발생하면서 가격 상승 탄력이 가파르게 붙는 모습이다.
美 PCE 물가 완화 속 숏 스퀴즈 연쇄 작용… 8.6만달러 고지 탈환
2일 오후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2.34% 오른 8만6225.8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0.35% 상승한 2723.80달러, 솔라나는 2.89% 오른 122.70달러를 각각 기록 중이다.
이번 상승장은 미 거시경제 여건 개선과 파생상품 시장의 연쇄 포지션 정리가 동인으로 작용했다.
최근 발표된 미국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4%, 근원 PCE 상승률은 3.0%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긴축 경계감이 일부 완화됐고, 이에 따라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났다. 비트코인은 물가 발표 직후 미 국채 금리 상승으로 한때 상승분을 반납하기도 했으나, 이내 강한 매수세가 재유입됐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숏 포지션 청산이 가격 상승 폭을 대폭 키웠다. 이날 비트코인이 8만5260달러에서 8만6381달러까지 급등하는 1시간 동안 집계된 비트코인 숏 청산액만 4596만달러에 달했다. 같은 기간 롱(매수) 포지션 청산이 1만달러 수준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하락 베팅 투자자들에게 손실이 집중됐다.
특히 파생상품 시장 전체 기준으로는 불과 10분 사이에 1억1000만달러(약 1480억원) 규모의 숏 포지션이 밀려나듯 강제 청산됐다. 거래소 바이낸스에서는 이더리움 숏 포지션 단 1건에서만 210만달러 규모의 청산이 발생했다. 가격 상승에 따른 강제 매수 주문이 다시 가격을 밀어 올리는 ‘상승→숏 청산→강제 매수→추가 상승’의 전형적인 숏 스퀴즈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솔라나 2.89% 강세… 지캐시는 급등 후 조정에 약세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솔라나가 2.89% 상승하며 상대적으로 강한 탄력을 나타냈다. BNB는 1.14% 오른 778.89달러, XRP는 0.93% 상승한 1.52달러를 기록했다. 도지코인(0.46%)과 체인링크(0.49%), 하이퍼리퀴드(0.21%) 등도 소폭 상승세를 유지했다.
반면 일부 종목은 내림세를 보였다. 트론은 0.93% 하락한 0.3343달러를 기록했고, 지캐시(ZEC)는 2.96% 떨어진 1394.19달러로 밀려났다. 특히 지캐시는 최근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주간 9.73%의 조정 폭을 나타냈다.
전문가 “2023년 차트와 유사… 악재성 급락 시 진입 타깃 주시해야”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상승을 단일 대형 호재에 의한 폭등이라기보다는, 완화된 거시 지표 기반의 현물 매수세 위에 파생시장 숏 청산이 폭발하며 속도가 가속화된 장세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5.3% 수준까지 치솟아 있어 상단 금리 부담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향후 차트 패턴과 매크로 변수에 주목하며 전략적 접근을 조언한다. 유명 가상자산 트레이더 ‘단 크립토 트레이드(Daan Crypto Trades)’는 “현재 비트코인 가격 흐름은 2023년 당시의 가격 액션을 매우 유사하게 복제(mirror)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주요 지정학적·뉴스성 헤드라인이나 채권 시장의 불안으로 인해 일시적인 대규모 급락(Flush)이 발생하더라도, 이는 오히려 매우 흥미로운 저점 매수 구간이 될 것”이라며 “시장 환경과 시점은 다르지만 비슷한 패턴의 진화 과정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비트코인이 현물 ETF 자금 유입 등에 힘입어 지난 3분기에만 40% 이상 상승했다고 전하며 기관의 튼튼한 하단 지지력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8만6000달러 돌파 이후 레버리지 포지션 재조정에 따른 단기 변동성에 유의하면서도, 거시적 악재로 인한 조정 시점을 눌림목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