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도, 부품도, 공급업체도 미국에 있기를 원합니다. 기술과 투자, 일자리도 미국에 있어야 합니다.”

4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도널슨빌에서 열린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제철소(HPLS) 기공식. 윌리엄 키밋 미 상무부 국제무역담당 차관은 현대제철의 58억달러 투자를 미국 제조업을 다시 자국으로 불러들이는 ‘리쇼어링’의 상징적 사례로 규정했다. 완성차 조립뿐 아니라 원료인 철강부터 부품, 공급업체와 일자리까지 미국 안에 구축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제조업 전략이 한국 기업의 대규모 현지 투자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키밋 차관은 이날 기공식에 참석해 “리쇼어링은 단순히 최종 조립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철강과 부품, 공급업체, 기술과 투자, 일자리까지 산업 생태계 전체가 미국에 있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면 미국에 투자하고, 미국에서 생산하고, 미국 근로자를 고용해 미국 산업의 미래에 동참하라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 기업에 보내는 분명한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현대제철의 투자를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 정책과 직접 연결하기도 했다. 키밋 차관은 “철강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전략적 국가 자산”이라며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철강 관세 인상과 집행 강화 등이 미국 내 철강 생산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대제철이 그 요청에 응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이번 투자가 단순한 투자 발표에 머물지 않고 실제 착공에 들어갔다는 점을 강조했다. 키밋 차관은 “이것은 단순한 발표도, 언젠가 일어날 일에 대한 약속도 아니다”라며 “현대제철이 58억달러를 투자하고 1300명 이상의 미국인이 일하며 매년 270만t의 철강을 생산할 바로 그 부지에서 오늘 첫 삽을 뜨고 있다”고 말했다.

HPLS는 현대제철이 미국에 처음 건설하는 제철소다. 루이지애나주에 따르면 직접고용 1300명 이상에 간접고용 약 4100명을 더해 총 5400개 이상의 일자리 효과가 예상된다. 주정부는 현대제철이 루이지애나에 투자하는 58억달러 규모 공장이 현대차그룹 미국 생산시설에 자동차강판을 공급하면서 미국 내 자동차 공급망을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도 ‘고임금 제조업 일자리의 귀환’에 방점을 찍었다. 랜드리 주지사는 “제조업이 계속 미국을 떠나왔는데 우리는 그러한 제조업을 다시 미국으로 가져오려고 했다”며 “이것이 우리에게 의미하는 것은 고임금 일자리가 미국에 생긴다는 것이고 중요한 것은 그 일자리가 루이지애나에 생긴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제철소가 들어서는 미시시피강 서안 지역의 변화를 강조했다. 랜드리 주지사는 이곳을 그동안 상대적으로 “기회가 직접 찾아오지 않았던 지역”이라고 표현하며 “우리가 절실하게 원했던 기회를 가져다준 현대제철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랜드리 주지사는 현대제철이 루이지애나를 선택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에너지와 항만, 철도망, 자원과 인력을 꼽았다. 그는 “우리에게는 필요한 것이 모두 있다”며 “무엇보다 훌륭한 인재들이 있고, 이들은 일할 준비도, 배울 준비도 돼 있다”고 말했다. 루이지애나주는 현지 리버패리시스 커뮤니티칼리지(RPCC)와 현대제철이 함께 철강산업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센터를 건설하고 있다.

한국 정부 역시 이번 투자를 한미 제조업 협력의 사례로 평가하면서도 미국 측에 현실적인 요청을 내놨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미국은 에너지와 숙련된 인력, 훌륭한 시장을 보유하고 있고 한국은 제조업 역량과 수십 년에 걸친 산업 경험을 갖고 있다”며 “함께 더 많은 것을 건설하고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며 더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장관은 제철소 건설에 필요한 일부 장비와 기자재는 미국 내에서 즉시 조달하기 어렵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미국 측 참석자들을 향해 “미국에서 조달할 수 없는 장비와 기자재에 대해서는 관세 등 정책적 부담이 최소화되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도널드슨=원호섭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