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노동규제에 발목
R&D인력에 한해 제안됐지만
노동계는 강력반대 입장 고수
산업혁신 발목잡혀 지지부진

2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메가특구특별법의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과 관련해 노동계 등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비공식적으로 수렴하고 있다.

다만 고용노동부는 메가특구특별법 자체가 고용노동부 소관이 아닌 만큼 발의 일정과 입법 내용 등은 국회와 주관 부처인 산업통상부에 달렸다는 입장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발의 및 처리 일정은 법안을 주관하는 국회와 관계 부처의 논의 상황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큰 문턱은 노동계다. 양대 노총은 메가특구에 주 52시간제 예외를 허용하는 방안에 대해 "노동시간 규제를 사실상 무력화할 수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가 노동계와 충분한 협의 없이 메가특구법을 일방적으로 추진할 경우 정부와 노동계 간 관계가 크게 악화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내놨다.

여당도 노동계와 정부의 눈치를 보며 입법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초 7월 또는 8월 중에 메가특구법을 발의한 뒤 연내에 처리한다는 방침이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당대표 직속으로 '3대 메가프로젝트 지원 특별위원회'까지 만들어 회의를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전당대회가 겹치면서 논의가 진전되지 않았다. 법안 발의를 위해선 일부 연구인력에 한해 주 52시간제 예외를 도입하는 방안을 놓고 재계와 노동계 간 협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각각의 입장을 대변하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숙의 과정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기노위는 지난달 당정협의회 당시 고용노동부에 주 52시간제와 관련한 현장의 목소리와 실제 근무 형태를 조사하라고 주문한 바 있지만, 아직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기노위 소속인 한 의원은 "지난 7월 말 고용노동부와의 당정협의 이후 메가특구법 쟁점 관련 추가적인 논의가 이뤄지진 않았다"며 "노동계뿐 아니라 재계, 국민 등 여러 주체의 의견을 취합한 뒤 추후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계속 협의가 미뤄질 경우에는 주 52시간제 예외 조항을 배제한 채 법안이 발의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기노위 소속 의원은 "법안의 중요도를 고려했을 때 쟁점 조항을 빼고 처리한 뒤 추후 논의를 이어 가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무회의에 참석해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과 관련한 산업통상부와 고용노동부 간 이견을 두고 중립적 태도를 보였다.

그는 "투명하고 개방적인 의사결정 과정 자체가 이렇게 국민에게 보여지는 것"이라며 "자꾸 부처 간에 엇박자 같은 얘기도 하는데, 그 과정에서 초기에는 의견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