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재경부·금융위·5대 거래소 간담회 개최
해외 선물 비과세·거래소 시스템 미비 등 쟁점
전문가 “국내 현물 투자자에 과세 부담 집중 우려”

[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정부가 내년 1월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과세 시행을 앞두고 국내 5대 원화거래소 대표들과 간담회를 개최한다. 과세 기준과 신고 시스템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거래소들의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업계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해외 선물거래 비과세와 거래정보 확보의 어려움 등 과세 사각지대가 드러난 만큼 추가 유예 필요성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당국과 디지털자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0일 업비트·빗썸·코인원·디지털엑스·고팍스 대표와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 임원들이 참석하는 현장간담회를 개최한다.

정부에서는 권대영 재정경제부 1차관과 유영준 금융위원회 디지털금융정책관 등이 참석해 거래소들의 과세 준비 상황과 업계 건의사항을 청취할 예정이다.

이번 간담회는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 6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과세와 관련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간담회에서는 거래소별 과세 시스템 구축 현황과 취득가액 산정 기준, 해외 거래정보 확보 문제 등이 주요 현안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정감사에서는 국내 거래소들의 과세 시스템 구축이 지연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업비트는 시스템 구축을 준비 중이지만 빗썸은 개발에 착수하지 못했고, 코인원은 관련 세법이 통과될 때까지 구축을 보류한 상태다. 디지털엑스는 일부 기능 검증, 고팍스는 초기 설계 방향을 검토하는 단계로 파악됐다.

거래소별 시스템 구축 수준뿐 아니라 과세자료 산정 기준이 통일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투자자가 여러 거래소 사이에서 자산을 이전하거나 해외 거래소와 개인 지갑을 이용한 경우 최초 취득가액과 전체 거래내역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해외 무기한 선물거래 수익에 대한 과세 여부를 묻자 당시 임광현 국세청장은 “비과세”라고 답했다.

현행 소득세법은 디지털자산의 양도·대여 소득을 과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어 디지털자산 자체를 매매하지 않는 무기한 선물거래 수익은 해당 과세 범위에서 제외된다.

홍푸른 디센트 대표 변호사는 “같은 비트코인 가격에 투자하더라도 거래 방식에 따라 세금이 달라지는 것은 형평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며 “투자자 보호가 취약한 해외 고위험 파생상품으로 자금이 이동할 유인이 생긴다는 점에서 형평성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과세를 유예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테이킹과 탈중앙화금융(디파이·DeFi) 등 새로운 거래 유형에 대한 과세 기준도 불명확하다. 국세청은 양도와 대여 여부를 판단하면 과세 대상을 구분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거래에 이를 적용하는 과정에서는 해석이 엇갈릴 수 있다.

홍 변호사는 “스테이킹 보상이 대여의 대가인지 불분명하고 에어드롭은 무상으로 받은 자산이어서 양도·대여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며 “디파이의 유동성 공급이나 브릿지 거래 역시 양도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워 법적 불확실성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과세 준비를 둘러싼 문제가 잇따라 제기되면서 내년 1월 시행의 적절성을 놓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홍 변호사는 “법률이 확정돼 있어 형식적인 시행은 가능하지만 지금 상태에서는 국내 거래소 현물 투자자에게만 과세 부담이 집중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거래소 간 자산 이전 시 취득가액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불확실한 경우 국세청이 증명책임을 지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해외 거래소와 개인 지갑의 거래정보를 확보할 국제 정보교환 체계를 정비하고 파생상품과 디파이 등 과세 사각지대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