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미군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겨냥한 새로운 공습에 나섰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약 한 달 만에 다시 격화되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90달러에 육박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1일(현지시각) 정오부터 이란 내 IRGC 목표물에 대한 타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CENTCOM은 최근 IRGC가 호르무즈 해협의 상업용 선박과 역내 배치된 미군을 공격하려 한 데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란 국영 누르뉴스는 이날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와 차바하르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미군, IRGC 목표물 타격…이란 남부서 폭발음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공식 X(옛 트위터)를 통해 “미 동부시각 정오부터 미군이 이란 내 IRGC 목표물에 대한 타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CENTCOM은 최근 IRGC가 호르무즈 해협의 상업용 선박과 역내 배치된 미군을 공격하려 한 데 대응해 이번 공습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번 공습은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둘러싸고 공격을 주고받는 가운데 이뤄졌다.

미국은 전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투입하기 위해 준비하던 로켓 발사대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후 이란은 아랍에미리트(UAE)와 요르단을 공격하며 대응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같은 날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가려던 초대형 유조선 2척이 잇따라 발사체에 피격됐다는 보고도 나왔다.

블룸버그가 해상보안 컨설팅업체 마리스크스(Marisks)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유조선 2척은 짧은 시간 간격을 두고 피격됐다. 유조선 공격의 배후를 자처한 주체는 나오지 않았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다시 격화되기 전까지 수주간 상대적인 소강상태가 이어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당시 군사행동에서 경제적 압박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공격이 줄어들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수송량은 전쟁 이전 수준의 약 절반까지 회복됐다. 중동 주요 산유국들이 비공개 방식의 셔틀 운송을 활용한 것도 물동량 회복에 일부 기여했다.

WTI 90달러 육박…연초 이후 45% 넘게 상승

미국의 새로운 이란 공습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유가는 추가 상승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WTI는 배럴당 90달러에 근접했다. 기사 시점 표시 가격은 배럴당 89.44달러로 4.29% 상승했다.

블룸버그는 전투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경우 에너지 비용과 물가를 끌어올릴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의 중요성을 낮게 평가했다. 베선트 장관은 송유관 이용이 확대되면 호르무즈 해협은 결국 중요성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다만 에너지 공급 경로를 대규모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고려돼야 하며 알루미늄과 비료 등 다른 주요 상품은 여전히 해협을 이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 사이의 분쟁이 곧 해결될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양국은 두 달여 전 체결한 임시 평화협정이 무너진 뒤 협상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

이란 “미국이 약속 위반”…카타르·파키스탄 중재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공식 협상 재개 가능성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란 국영 IRNA가 전한 발언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미국이 이슬라마바드 각서에 따른 약속을 반복적으로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사자들이 분쟁 중단과 협상 개시를 위한 정치적 틀에 합의하더라도 효과적인 이행 장치가 없고 압박과 위협 정책으로 돌아가면 외교가 실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카타르는 이날 교착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중재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도 SCO 정상들에게 지난 6월 이슬라마바드에서 합의한 평화 체계가 평화를 위한 최선의 가능성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일주일여 전부터 이란을 추가로 고립시키기 위한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은 다른 국가들에 이란과 관계를 맺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워싱턴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다만 이란의 주요 사업·무역 상대국들이 미국의 요구에 호응하는 움직임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비롯한 SCO 참석자들은 이란과의 관계 강화를 원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을 놓고도 미국과 이란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미군 고위 지휘관은 미군이 이란의 기뢰를 제거한 뒤 “국제 해운 항로가 열려 있다”고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비슷한 주장을 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지난주 미국의 동맹국들이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비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