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회계법인의 지난 회계연도 연간 총 매출이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섰다. 별도 컨설팅법인은 제외하고 각 회계법인 자체 매출을 합산한 기준이다. 컨설팅법인 매출까지 합산하면 4곳의 매출은 3조9708억원으로 전년 3조8550억원보다 3.0% 늘었다.

30일 6월 결산법인인 삼일회계법인과 한영회계법인이 나란히 최근 회계연도 실적을 공개했다. 이로서 3월 결산법인인 삼정회계법인과 5월 결산법인인 안진회계법인까지 ‘빅4 회계법인’ 성적표가 모두 나왔다.

회계법인 자체 기준으로 이들 4대 회계법인의 최근 회계연도 매출 합계는 3조396억원으로 전기 2조9568억원보다 2.8% 증가했다.

본업인 회계 감사부문의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세무자문과 경영자문이 성장하며 전체 외형을 끌어올렸다.

사업부문별 합산 실적을 보면 빅4의 외형 성장을 비감사 부문이 뒷받침한 흐름이 뚜렷했다. 4사의 회계감사 매출은 총 1조526억원으로 전년보다 0.5% 감소했다. 반면 세무자문은 6424억원으로 6.4%, 경영자문은 1조3446억원으로 3.9% 증가했다.

특히 세무자문은 4개 법인이 모두 성장했다. 삼일이 5.6%, 삼정이 8.5%, 안진이 7.8%, 한영이 2.4% 각각 늘었다.

회계업계에서는 ‘글로벌 최저한세’ 첫 신고 등 국제조세 환경 변화와 기업들의 규제 대응 부담 확대가 세무자문 수요를 뒷받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최저한세는 일정 규모 이상 다국적기업이 진출 국가별로 최소 15%의 실효세율을 부담하도록 하는 제도다. 올해 첫 신고가 시작되면서 대상 기업들은 해외 계열사 자료를 취합하고 국가별 실효세율과 추가세액을 계산하는 등 관련 대응에 나서는 상황이다.

경영자문은 법인별 실적 차이가 컸다. 삼일이 12.2%, 한영이 11.0% 늘어난 반면 삼정은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안진은 9.7% 감소했다. 다만 삼일과 한영의 두 자릿수 성장에 힘입어 빅4 전체 경영자문 매출은 3.9% 증가했다.

삼일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사업 포트폴리오 재점검과 새로운 성장기회 확보를 위한 전략 수립, 거래, 운영 혁신,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이 경영자문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한영은 국내 인수·합병(M&A) 시장 회복과 AI·테크·산업재 등을 중심으로 거래가 확대된 점을 성장 배경으로 제시했다.

감사 부문은 희비가 엇갈렸다. 삼일과 안진이 각각 4.1%, 4.4% 감소한 반면 삼정은 5.2%, 한영은 0.8% 증가했다. 삼일은 신규 수임 고객에 따른 매출 효과가 이번 회계연도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시차 등이 감사 매출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 1위 삼일의 매출은 1조6272억원으로 전년보다 4.6% 증가했다. 회계감사 매출이 3702억원으로 4.1% 감소했지만 세무자문은 2914억원으로 5.6%, 경영자문은 5019억원으로 12.2% 늘었다. 특히 경영자문이 두 자릿수 성장하며 감사 부진을 상쇄했다.

삼일은 세제·규제 환경 변화와 산업구조 재편, 기업 간 거래와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리스크 관리와 디지털 전환 등에 대한 기업 수요가 세무·경영자문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윤훈수 삼일PwC 총괄대표는 “감사 품질과 신뢰를 우선으로 세무와 경영자문, 컨설팅 전반의 전문성을 결합해 고객의 성장과 혁신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영도 매출 7984억원으로 전년 대비 4.4% 성장했다. 감사 매출은 2359억원으로 0.8%, 세무자문이 698억원으로 2.4% 늘었고 경영자문은 1802억원으로 11.0% 증가하며 전체 성장을 이끌었다. 한영의 영업이익은 184억원으로 전년의 두 배를 웃돌았다. 박용근 EY한영 대표는 “회계감사의 안정적인 성장과 함께 경영자문의 성과가 두드러지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균형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