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에서 약 1% 낮은 수준에서 9월 첫 거래주를 맞는다. 기업 실적 시즌이 대부분 마무리된 가운데 투자자들의 시선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기준금리 결정과 고용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으로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 만큼 이번 주 고용지표가 통화정책 기대와 증시 방향을 좌우할 전망이다. 브로드컴과 델 테크놀로지스 등 인공지능(AI) 관련 기업들의 실적도 주요 변수다.

최근 뉴욕 증시는 엔비디아가 AI 투자에 대한 자신감을 되살린 데다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수송량이 전쟁 이전의 약 3분의 2 수준까지 회복됐다는 소식에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 다만 본격적인 9월 장세를 앞두고 연준과 미국 국채시장에 대한 경계감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워시 매파 발언에 금리 인상 확률 35%→60%

시장의 가장 큰 관심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다. 워시 의장은 지난 28일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현재 통화정책이 특별히 제약적이지 않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채권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워시 의장의 연설 전날 35%에서 연설 이후 60%로 뛰었다. 사실상 인상과 동결 전망이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워시 의장의 발언만으로 9월 인상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릭 리더 블랙록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야후파이낸스에 워시 의장의 연설이 매파적인 방향으로 기울었다고 평가하면서도 9월 FOMC 이전에 고용과 물가지표가 추가로 발표되는 만큼 반드시 금리 인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장기 국채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점도 증시에 부담이다. 워시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도 장기물 금리는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지 않았다. 높은 시장금리가 지속되면 성장주를 중심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비농업 고용이 최대 변수…8월 신규고용 5만8000명 전망

연준의 판단을 가를 첫 시험대는 오는 4일 발표되는 8월 고용보고서다. 시장에서는 비농업 신규 고용이 5만8000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직전월에는 2만3000명 감소했다. 실업률 전망치는 4.1%다.

임금 흐름도 중요하다. 8월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월 대비 0.3%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3.0%로 직전월의 3.2%보다 둔화할 전망이다.

제임스 나이틀리 ING 이코노미스트는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8월 고용이 약 6만5000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미국 노동시장의 ‘낮은 채용과 낮은 해고’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높은 차입 비용이 연말까지 기업의 적극적인 채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상보다 강한 고용과 임금 상승세가 확인될 경우 9월 금리 인상 전망에는 힘이 실릴 수 있다. 반대로 고용이 크게 둔화하면 최근 급격하게 높아진 인상 기대가 다시 후퇴하면서 국채 금리와 증시가 동시에 크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브로드컴·델 실적도 대기…AI 투자 열기 확인

이번 주에는 AI 관련 기업들의 실적도 줄줄이 발표된다. 1일에는 팔로알토 네트웍스와 델 테크놀로지스가 실적을 공개하고 2일에는 브로드컴과 스노우플레이크,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가 성적표를 내놓는다. 3일에는 도큐사인과 룰루레몬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특히 브로드컴과 델의 실적은 엔비디아 이후 AI 투자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주목된다. 최근 시장의 관심이 단순한 AI 인프라 지출 확대에서 실제 투자 수익과 소프트웨어 산업에 미치는 영향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지표도 집중돼 있다. 1일에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와 구인·이직보고서(JOLTS)가 나온다. 2일에는 ADP 민간고용과 공장주문이 발표되며 3일에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와 ISM 서비스업지수를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이번 주 뉴욕 증시는 고용지표가 9월 금리 인상 기대를 강화할지 여부와 AI 기업들이 높은 시장 기대를 실적으로 뒷받침할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