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꺼낸 금리 조정 카드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오래 높은 수준을 유지하자 통화정책의 고삐를 다시 조이기 시작했다.

이번 결정에서 주목할 부분은 금리 인상 자체만이 아니다. 연준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고 올해 물가 전망도 높였다. 반면 미국 경제와 노동시장에 대해서는 비교적 낙관적인 판단을 유지했다. 금리 인하를 요구해온 트럼프 대통령과 연준의 정책 방향도 엇갈렸다.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정에서 알아야 할 내용을 6가지로 정리했다.

① 2023년 이후 첫 금리 인상…3.75~4.00%

연준은 16일(현지시각) 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3.75~4.00%로 결정했다. 연준이 금리를 인상한 것은 2023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이번 결정은 FOMC 위원 12명의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워시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만장일치 결정’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물가를 잡기 위해 통화정책을 다시 긴축할 필요가 있다는 데 위원들이 의견을 모았다는 의미다.

② 금리 올린 이유는 결국 물가…워시 “너무 높고 오래 지속”

연준이 금리 인상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인플레이션이다. 워시 의장은 “분명한 사실은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고 너무 오랫동안 지속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최근 일부 물가 지표의 둔화도 충분한 개선으로 평가하지 않았다. 지난 7월에는 추가 지표를 확인하기 위해 금리를 유지했지만 이후에도 물가가 충분한 속도로 둔화하지 않자 금리 인상을 선택했다. 연준은 이번 인상이 물가상승률을 목표치인 2%로 보다 신속하게 되돌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③ 물가 전망은 높였지만 美 경제는 견조하다고 판단

연준의 경제전망에서도 금리 인상 배경이 드러난다. 연준 위원들이 예상한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 중앙값은 3.7%로 3개월 전보다 높아졌다. 근원 PCE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3.4%로 상향됐다. 물가가 목표치인 2%에 도달하는 시점은 2029년으로 예상했다.

반면 경기 전망은 나쁘지 않았다. 연준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2.3%로 전망했고 실업률은 4.1%로 예상했다. 소비와 자본투자도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게 연준의 판단이다. 워시 의장은 미국 경제가 “강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④ 이번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추가 인상 신호

시장의 관심은 다음 금리 결정으로 옮겨가고 있다.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에서는 이번 인상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나타났다.

전망치를 제출한 연준 위원 대부분은 올해 말까지 최소 한 차례 추가로 0.25%포인트를 올릴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 가운데 4명은 현재보다 0.5%포인트 높은 금리가 필요하다고 예상했다. 다만 워시 의장은 이번 인상이 연속적인 금리 인상의 시작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⑤ 트럼프 대통령은 정반대…“금리 1% 이하로”

연준의 결정은 금리 인하를 요구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 정면으로 엇갈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의 금리 인상 이후 미국 경제가 “호황(BOOMING)”이라며 기준금리를 1% 이하로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지명한 워시 의장을 직접 거론하거나 비판하지는 않았다. 워시 의장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피하며 연준이 통화정책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⑥ 증시는 하락·달러는 상승…시장도 추가 인상 반영

금융시장도 연준의 긴축 기조를 반영했다.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는 0.4% 하락했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 넘게 떨어졌다. 달러는 주요 통화 대비 0.6% 상승하며 7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금리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 금리도 상승했다. 투자자들이 향후 금리가 더 높아질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한 영향이다. 시장에서는 2027년까지 추가로 세 차례의 0.25%포인트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결국 이번 FOMC의 메시지는 비교적 명확하다. 미국 경제와 노동시장이 금리 인상을 견딜 수 있는 상황에서 연준은 경기 부양보다 물가 안정에 무게를 뒀다. 향후 시장의 초점은 이번 인상이 한 차례에 그칠지 아니면 추가 긴축으로 이어질지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