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카드론을 갚기 위해 다시 대출을 받는 대환대출이 최근 늘어난 가운데 상환기간을 늘려 월 부담을 낮추면 총이자는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 17.20%의 금리로 1000만원을 빌려 원리금균등상환할 경우 상환기간을 1년에서 3년으로 늘리면 월 상환액은 약 91만원에서 36만원으로 줄지만 총이자는 약 96만원에서 287만원으로 약 3배가 됐다.

당장 매달 갚아야 할 돈은 줄어도 고금리 대출을 오래 유지하는 만큼 전체 이자 부담은 커져 주의가 요구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9개 카드사의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1조6953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2.7% 증가했다. 전월과 비교하면 473억원 늘었다.

카드론 대환대출은 기존 카드론 상환이 어려운 차주가 같은 카드사에서 새 대출을 받아 기존 빚을 갚는 방식이다. 다른 금융회사의 낮은 금리 대출로 옮겨 이자를 절약하는 갈아타기와는 구분된다.

같은 기간 9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42조6852억원으로 전월보다 1105억원 감소했다. 카드론 전체 잔액이 줄어드는 가운데 기존 빚을 다시 대출로 갚는 규모는 늘어난 셈이다.

다만 대환대출 잔액 증가만으로 차주들이 상환기간을 얼마나 늘렸는지 추가 이자를 얼마나 부담했는지는 알 수 없다.

지난 8월 신용점수 700점 이하 차주의 신규 카드론 평균금리인 연 17.20%를 적용해 1000만원을 빌리면 1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의 월 상환액은 약 91만3000원이다. 12개월 동안 내는 총이자는 약 95만6000원이다.

상환기간을 2년으로 늘리면 월 상환액은 약 49만5000원으로 낮아진다. 대신 총이자는 약 188만9000원으로, 1년 만기보다 약 93만3000원 늘어난다.

3년 동안 갚으면 월 상환액은 약 35만8000원까지 줄어든다. 1년 만기보다 매달 약 55만5000원을 덜 내지만 총이자는 약 287만1000원으로 증가한다. 원금 1000만원의 약 28.7%를 이자로 부담하는 셈이다.

계산은 거치기간 없이 원금과 이자를 매달 같은 금액으로 갚고, 대출기간 내내 연 17.20%의 금리가 유지된다고 가정했다. 해당 금리는 저신용 차주의 신규 카드론 평균으로, 대환대출의 평균금리를 적용한 것은 아니다. 실제 금리와 선택 가능한 만기, 상환방식에 따라 납입액은 달라진다.

한국은행도 카드대출 차주의 상환 부담에 따른 건전성 위험을 지적했다. 한은이 지난달 공개한 ‘금융안정 상황’에 따르면 올해 들어 증가한 카드대출 가운데 저신용 차주에 대한 대출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저신용 차주는 신용평점 하위 20%를 뜻하며, 카드대출에는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대출성 리볼빙이 포함된다.

특히 저신용 차주를 중심으로 현금서비스 한도소진율이 상승하고 취약차주의 연체율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한도소진율 상승은 이용 가능한 현금서비스 한도에서 실제로 빌려 쓴 비율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한은은 “향후 금리 상승 등 여건 변화로 카드대출 차주의 상환부담이 가중될 경우 카드사의 자산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