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기업공개(IPO) 시점을 늦추는 사이 경쟁사이자 인공지능(AI) 모델 ‘클로드’ 개발사인 앤트로픽이 상장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에선 앤트로픽이 이르면 10월에서 11월 사이 IPO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에선 이 기업의 몸값(예상 시가총액)을 2조달러(약 2700조원)로 보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최근 앤트로픽이 IPO 시장을 나스닥으로 정했다고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특히, 앤트로픽 IPO에는 미국 빅테크 기업도 참여할 전망이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다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앤트로픽 IPO에 최대 100억달러(약 13조5000억원)를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가 맡을 앵커(핵심) 투자자는 공모 절차가 본격 진행되기 전 물량의 일정 부분을 인수하기로 약정하는 기관투자가다. 이번 상장에는 골드만삭스를 비롯해, 모건스탠리, JP모건, 시티그룹 등 대형 투자은행들이 주관사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선 국민연금이 미국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앤트로픽 IPO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일반투자자들은 앤트로픽 IPO에 직접 참여하는 게 힘들 전망이다. 미국 공모주를 국내에서 공모 형태로 판매하는 것은 자본시장법상 별도의 공모 절차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AI 수요 급증으로 앤트로픽 매출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앤트로픽은 지난 2분기에 조정 영업흑자를 냈다. 조정 영업이익은 주식보상 비용 등을 제외한 지표다.

앤트로픽의 지난 2분기 잠정 매출은 115억 달러(약 15조 5000억원)를 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7억 8700만 달러(약 1조원)와 비교하면 크게 성장했다. 연 환산 매출은 7월 말 기준 650억 달러(약 88조원)에 달했다.

조이 브룩하트 새미애널리시스 애널리스트는 “앤트로픽의 연환산 매출은 연말 1200억 달러(약 161조 5000억 원), 내년 말에는 3배 가까운 수준으로 전망한다”면서도 “AI 개발 속도를 늦추자는 요구는 비용을 아낄 수 있지만, 경쟁사가 격차를 좁히도록 허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가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한 점은 향후 성장 전망의 변수다. 아모데이는 지난 12일 공개한 글에서 새로운 AI 모델의 능력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업계가 “AI 모델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앤트로픽의 대규모 IPO가 한국 주식시장의 자금을 이동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B증권은 “앤트로픽이 흥행하든 아니든 한국 투자자들의 수급이 단기적으로 앤트로픽으로 향할 수 있다”며 “앞서 스페이스X가 국내 투자자들의 수급을 빨아들였고 스페이스X 상장 이후 1개월 동안 한국 투자자 미국 주식 순매수의 97%가 스페이스X였던 것을 보면 국내증시에서 미국 주식으로 향하는 흐름을 앤트로픽 상장이 더 빠르게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