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미국 뉴욕증시가 13일(현지시각) 주요 은행들의 엇갈린 3분기 실적과 반도체 업종의 약세 속에 일제히 하락했다. 대형 은행들이 대체로 견조한 실적을 발표했지만 높아진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여기에 한국 증시 급락과 중국 반도체 기업의 기술 경쟁력 강화 소식이 기술주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S&P500·나스닥 동반 하락…다우 장중 상승분 모두 반납

CNBC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9포인트(0.02%) 하락한 7805.45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41.52포인트(0.15%) 내린 2만7204.40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80.45포인트(0.35%) 하락한 5만1670.10에 마감됐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ETF도 1.19포인트(0.43%) 내린 276.71을 나타냈다.

다우지수는 장 초반 460포인트 넘게 상승했지만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며 하락 전환됐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장중 반등을 시도했으나 장 막판 매도세가 유입되면서 하락 마감됐다.

JP모건 실적 기대 하회…은행주 엇갈린 흐름

이날 시장의 핵심 변수는 대형 은행들의 3분기 실적이었다. JP모건체이스는 순이익과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2026년 순이자이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주가는 보합권에 머물렀다.

웰스파고는 엇갈린 실적 발표 이후 약 2% 하락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3분기 매출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면서 소폭 상승했다. 유나이티드헬스 역시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에 힘입어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레베카 월서 월서웰스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은행들의 실적 자체는 견조했지만 시장의 기대 수준이 높았다고 평가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S&P500 기업들의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 증시 급락에 메모리주 동반 약세…부동산 심리도 악화

반도체 업종은 한국 코스피지수가 5.5% 급락하며 7월31일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은 여파를 받았다. 메모리 반도체의 고평가 우려와 중국 기업들의 경쟁 심화가 매도 압력을 키웠다.

특히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연말까지 성능을 개선한 신형 반도체를 출시하겠다고 밝히면서 경쟁 우려가 확산했다. SK하이닉스는 약 4% 하락했고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약 5% 밀렸다. 씨게이트테크놀로지와 웨스턴디지털은 각각 약 2% 하락했으며 샌디스크도 2% 넘게 내렸다.

미국 부동산시장에 대한 부정적 전망도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웰스파고 조사에서 주택 매도자에게 유리한 시장이라고 평가한 부동산 중개인 비중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 감소를 보고한 중개인도 늘었다.

샘 리드 웰스파고 애널리스트는 9월 부동산시장 여건이 주요 지표 전반에서 8월보다 악화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내년 시장 회복을 시사하는 초기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뉴욕증시는 기업 실적의 절대적인 개선보다 높아진 기대치와 업종별 경쟁 부담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대형 은행 실적이 지수 하단을 지지했지만 반도체주 약세가 기술주 전반의 상승을 제한하면서 주요 지수의 방향이 엇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