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가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Strategic Bitcoin Reserve) 설립을 담은 법안의 진전을 위한 표결에 나설 예정이다. 법안은 연방정부가 보유한 비트코인(BTC)을 재무부가 관리하는 준비금으로 통합하고 원칙적으로 최소 20년 동안 매각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4일(현지시각)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는 오는 16일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 법안의 진전을 위한 표결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H.R.8957 ‘2026년 미국 준비금 현대화법(American Reserve Modernization Act of 2026)’으로 지난 5월21일 닉 베기치 하원의원이 발의했다. 법안은 현재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정부 보유 비트코인 재무부로 통합…최소 20년 보유
법안에 따르면 미국 재무장관은 법 시행 후 180일 이내 재무부에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을 설치해야 한다. 형사·민사 몰수 절차 등을 통해 최종 몰수된 적격 비트코인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한 시설이다.
비트코인이 아닌 연방정부 보유 디지털자산(가상자산)은 별도의 ‘디지털자산 비축고(Digital Asset Stockpile)’에서 관리한다.
재무부는 비트코인이 아닌 디지털자산을 매각하거나 교환·전환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은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의 보유량을 늘리거나 국가부채를 줄이는 용도로만 사용하도록 했다.
법 시행 후 60일 이내 각 연방기관은 보유하거나 압류 또는 관리 중인 비트코인과 기타 디지털자산 전체 내역을 재무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과 디지털자산 비축고의 운영 준비가 완료되면 각 기관은 30일 이내 해당 자산을 각각의 준비금으로 이전해야 한다. 이전이 완료되기 전에도 국가안보 목적이나 법원 명령, 범죄 피해자에 대한 자산 반환 등의 예외를 제외하면 연방기관이 비트코인을 매각하거나 교환·경매하는 것을 금지한다.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에 들어간 비트코인은 원칙적으로 최소 20년 동안 보유해야 한다. 해당 기간에는 매각과 교환, 경매, 담보 설정 또는 다른 방식의 처분을 할 수 없도록 했다.
최소 보유기간 종료 2년 전 재무장관은 비트코인을 계속 보유할지 일부를 점진적으로 처분할지에 대한 권고안을 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20년 보유기간이 끝난 뒤에는 2년마다 준비금 자산의 최대 10%를 매각하는 방안을 권고할 수 있다.
추가 비트코인 매입도 검토…“재정 중립” 전제
법안은 정부가 추가 비트코인을 확보하는 방안도 열어뒀다. 다만 직접적인 매입을 즉시 허용하는 방식은 아니다.
재무장관과 상무장관은 법 시행 후 180일 이내 향후 5년간 추가 비트코인을 확보할 때 발생하는 위험과 비용, 잠재적 이익을 공동 연구해야 한다.
핵심 조건은 ‘재정 중립’이다. 추가 비트코인 확보가 명목상 또는 경제적으로 국가부채를 늘리지 않아야 한다.
검토 대상에는 정부가 보유한 비트코인 이외 디지털자산의 전환, 연방준비은행의 잉여 송금액 또는 금 증서 재평가를 활용한 구조화된 취득, 민·형사 몰수와 벌금·합의금, 세금과 관세 수입, 자발적 기부 등이 포함됐다. 주정부나 민간기업, 해외 파트너와의 협력도 검토 대상이다.
법안은 비트코인 매입을 위해 새로운 차입이나 세금 부과, 적자 지출을 허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명시했다.
정부 준비금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준비금 증명(Proof of Reserve)’ 제도도 담겼다.
재무장관은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의 전체 보유량과 거래 내역, 개인키 통제 증명 등을 포함한 보고서를 분기마다 공개해야 한다. 암호학적 증명 전문성을 가진 독립적인 제3자 감사기관이 보고서의 정확성과 무결성을 검증하도록 했다.
주정부도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주정부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 내 별도 계정에 보관할 수 있으며 소유권은 해당 주정부에 그대로 남는다.
법안은 개인의 비트코인 재산권과 셀프 커스터디 권리도 명시적으로 보호한다. 연방정부가 합법적으로 취득한 개인의 비트코인을 압류하거나 재산권을 침해할 권한을 이 법이 부여하는 것은 아니라고 규정했다. 개인키를 직접 보관할 권리도 금융 주권과 개인정보 보호, 개인의 자유를 위한 기본 원칙으로 규정했다.
크립토로버(@cryptorover) 디지털자산 트레이더는 X(옛 트위터)에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가 16일 법안 진전을 위한 표결을 진행하며 승인될 경우 법제화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진다고 전했다.
다만 위원회 표결은 법안의 최종 통과를 의미하지 않는다. 제공된 자료에는 위원회 표결 이후 본회의 심사 일정이나 상원 처리 계획은 포함돼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