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계절적 비수기’인 상반기에 괄목할 만한 실적 반등을 이뤄내며 올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복귀할 가능성이 커졌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사장)가 취임 후 추진해온 사업 체질 개선 노력이 성과로 나오고 있다.

24일 LG이노텍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상반기 매출 11조621억원, 영업이익 541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4%, 영업이익은 296% 증가했다. LG이노텍의 계절적 비수기로 통했던 상반기에 이러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은 2022년 상반기에 영업이익 6471억원을 거둔 이후 처음이다. 그사이 LG이노텍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000억~3000억원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도 LG이노텍의 올해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 2022년 이후 4년 만에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복귀하게 된다.

LG이노텍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은 카메라 모듈에 의존하던 사업 구조를 기판으로까지 확대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애플, 구글 등 스마트폰 기업과 자동차 등에 공급하는 카메라 모듈은 지금도 LG이노텍의 매출에서 8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사업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성수기인 하반기에 매출이 집중된 데다 중국 기업들이 해당 시장에 진입하면서 LG이노텍 수익성도 점차 하락했다.

이에 문 사장은 2023년 취임한 뒤 LG이노텍의 사업 개편을 추진해왔다. 외부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수익 창출 구조를 만들고 미래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문 사장은 ‘고수익 사업 포트폴리오’를 이끌 핵심 사업으로 ‘수익성’과 ‘성장성’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모두 충족하는 반도체 기판을 지목했다.

특히 글로벌 1등 제품에선 ‘위닝 테크’ 확보에 주력하며 글로벌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문 사장이 임직원에게 지속해서 강조해온 위닝 테크는 사업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시장에서 이길 수 있는 차별화한 가치를 창출하는 기술 경쟁력이다.

구리 기둥 기술이 적용된 무선주파수 패키지형 시스템(RF-SiP) 기판이 대표적이다. LG이노텍은 2016년부터 글로벌 RF-SiP 기판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스마트폰 슬림화에 결정적 역할을 한 이 공법을 세계 최초로 적용해 경쟁사와 차별화했다. 그 결과 올해 LG이노텍의 시장 점유율은 80%에 육박할 전망이다.

고객 수요가 계속되자 LG이노텍은 최근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지난 6월 베트남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해 반도체 기판 생산라인 증설에 돌입했다. RF-SiP 기판뿐 아니라 플립칩 칩스케일 패키지(FC-CSP),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기판이 적용처 확대와 수요 급증으로 공급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문 사장은 FC-BGA 기판을 고부가가치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최신 인공지능(AI) 기술을 집약한 경북 구미 ‘FC-BGA 드림 팩토리’를 앞세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해왔다.

지난해 북미 빅테크 고객향 PC용 칩셋 제품을 시작으로 LG이노텍은 FC-BGA 대량 양산에 본격 돌입한 데 이어 다른 북미 메이저 고객도 확보하면서 매출을 빠르게 올리고 있다. 내년부턴 AI 가속기, AI 서버용 시장에도 차례로 진입할 예정이다.

문 사장의 반도체 기판 사업 육성 전략에 힘입어 패키지솔루션 사업 영업이익은 최근 3년 연속 우상향 곡선을 그려오고 있다.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2024년 368억원에서 올해 약 1000억원으로 170% 이상 늘었다.

이러한 패키지솔루션 사업의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신규 고객 확보를 통한 가동률 개선 효과가 더해지면 FC-BGA 사업 턴어라운드 시점이 더 앞당겨질 전망이다. 문 사장은 2031년까지 반도체 기판을 포함한 패키지솔루션을 영업이익 1조원 규모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기판 외에 문 사장이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이후 드라이브를 건 미래 신사업은 피지컬 AI 솔루션이다. 문 사장은 최근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소통 행사에서도 피지컬 AI를 강조했다.

그는 “피지컬 AI 시대는 먼 미래가 아닌 지금 당장 준비해야 하는 눈앞의 미래”라며 “LG이노텍이 보유하고 있는 거의 모든 기술은 피지컬 AI에 적용 가능한 만큼 피지컬 AI 구현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을 토털 솔루션으로 제공해 새로운 S커브를 그려 나가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