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글로벌 자산운용사 T. 로우 프라이스(T. Rowe Price)가 1조900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자사 디지털자산 상장지수펀드(ETF)에 밈코인을 편입한 배경을 설명했다.
원칙적으로 확립된 밈코인을 배제하는 것은 능동적인 투자 접근 방식을 훼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는 기관 투자자들이 밈코인을 단순한 투기 자산이 아닌, 디지털자산 포트폴리오의 한 부분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기관 투자자의 밈코인 포용
8일(현지시각)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T. 로우 프라이스는 지난 2026년 7월, 업계 최초의 능동적으로 운용되는 멀티 토큰 현물 디지털자산 ETF(TKNZ)를 출시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 ETF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주요 디지털자산과 함께 도지코인(DOGE)과 시바이누(SHIB) 같은 밈코인을 포함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6월 15일, 뉴욕증권거래소 아르카(NYSE Arca)가 이 ETF를 상장할 수 있도록 하는 규칙 변경을 승인했다.
현재 TKNZ는 도지코인(DOGE)을 유일한 밈코인으로 편입하고 있으며, 이는 펀드 자산의 약 1.26%를 차지한다. 펀드 구성은 비트코인이 약 41%, 이더리움이 약 1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솔라나(SOL), XRP, 바이낸스 코인(BNB),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등 다양한 디지털자산에 분산 투자된다. 이 ETF는 운용역에게 시장 상황과 위험 관리에 따라 보유 자산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재량권을 부여한다.
“지적 오만” 넘어선 투자 철학
T. 로우 프라이스의 디지털자산 총괄이자 TKNZ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블루 마셀라리(Blue Macellari)는 밈코인 편입 결정이 단순히 인터넷 유행을 좇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우리는 진정한 능동적 운용을 원했다”며, “원칙에 입각해 ‘나는 지적인 속물’이라고 말하며 밈코인이 좋은 성과를 낼 때 투자자들이 참여하지 못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셀라리 총괄은 능동적인 운용 방식은 각 토큰을 투자 가치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며, 단순히 명성 때문에 배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만약 확립된 밈코인이 강력한 모멘텀을 보이거나 포트폴리오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면, 이를 원칙적으로 제외하는 것은 투자자들을 소외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디지털자산 시장의 복잡성과 역동성을 인정하고, 전통적인 투자 원칙을 유연하게 적용하려는 기관의 의지를 보여준다.
시장 영향과 향후 전망
T. 로우 프라이스의 밈코인 편입 결정은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디지털자산뿐만 아니라 알트코인, 나아가 밈 토큰까지 혼합하는 디지털자산 ETF에 대한 수용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디지털자산 시장 전반의 기관 투자 유입을 촉진하고, 밈코인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밈코인의 실제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T. 로우 프라이스의 자금 배분 규모와 광범위한 시장 참여에 달려있다는 지적도 있다. 펀드의 운용 수수료는 2027년 5월 31일까지 일시적으로 0.75%로 책정되어 있으며, 이후에는 0.90%로 인상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T. 로우 프라이스와 같은 대형 자산운용사의 이러한 움직임이 디지털자산 투자 상품의 다양화를 이끌고, 장기적으로 디지털자산 시장의 성숙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