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부터 민간보조금과 연구개발(R&D) 출연금을 시작으로 ‘실집행’ 중심의 재정집행 체계를 도입한다.

정부가 내려보낸 예산이 실제로 얼마나 집행됐는지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이를 반영해 자금을 배정할 방침이다.

기획예산처는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재정집행 관리체계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전날 박홍근 기획처 장관 주재로 열린 제3차 재정운용전략협의회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논의한 방안이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정부가 각 기관에 예산을 내려보내는 ‘교부’ 중심의 관리에서 최종 수혜자에게 실제 자금이 지급되는 ‘실집행’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동안 신속집행으로 상반기에 재정을 집중 투입했는데, 실제 집행률은 부진하다는 문제가 있었다. 6월 말 기준 교부액은 14조6000억원이었지만, 실제 집행액은 46.3%인 6조7000억원에 그쳤다. 약 7조8000억원이 실제 집행되지 않은 채 남아 있던 셈이다.

과도한 조기집행에 따른 자금조달 비용 부담도 컸다. 한국은행 일시차입과 재정증권 발행에 따른 이자비용은 2021년 293억원에서 2023년 4244억원, 2024년 4865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도 3567억원의 이자비용이 발생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는 내년부터 민간보조사업과 R&D 출연금을 실집행 관리대상에 포함한다. 올해 예산 기준 민간보조금 19조6000억원과 R&D 출연금 30조원 등 총 49조6000억원 규모다. 전체 신속집행 관리대상의 약 15%에 해당한다.

지방자치단체 보조사업은 집행관리 시스템을 정비한 뒤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포함한다. 이를 통해 전체 재정집행 관리대상의 92%를 실집행 중심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집행 지연 가능성이 높은 사업은 사전에 집중관리 대상으로 선정한다. 분기별로 사업별 집행계획과 추진 일정을 점검하고 계약·행정절차 지연이나 수요 부진 등 원인에 따라 개선조치를 마련한다. 실집행 실적은 각 부처의 자금 신청과 재정경제부의 자금 배정에도 반영하기로 했다.

상반기 신속집행 방식도 바뀐다. 정부는 그동안 관행적으로 높게 설정해 온 상반기 집행목표를 경기 전망과 실제 집행 가능성에 맞춰 조정하기로 했다.

앞으로 아동수당 등 지급 시기가 정해진 법정의무지출과 공공요금은 사업 특성에 맞춰 관리한다. 반면 국정과제와 민생안정·경기대응 관련 핵심사업에는 적극적인 상반기 집행목표를 설정한다.

정부는 내년 1월 구체적인 재정집행 관리계획과 상반기 집행목표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