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고 편한 호텔 에코백 주로 들고 다녀요. 루이비통 가방은 집에 두고 다녀요.”

50대 김모씨는 무거운 고가의 가방 대신 호텔 에코백에 꽂혔다. 자산 10억원대 이상의 50대 부자들 사이에서 명품백 대신 특급호텔 로고가 박힌 에코백을 드는 것이 새로운 ‘플렉스’(flex·자신의 경제력이나 여유를 드러내는 행위)로 주목받고 있다.

포시즌스·아만·파크하얏트 등 호텔 에코백은 가격만 보면 명품 가방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저렴하지만, 그 안에는 ‘나는 이 호텔을 이용하는 사람’이라는 경험과 취향을 드러내는 상징성이 담겨 있다. 최근 호텔들도 에코백을 단순한 부대용품이 아니라 한정판·협업 상품으로 선보이며 브랜드 경험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대해 일부 자산가들이 호응하고 있는 것이다.

일단 사용감이 다르다. 루이비통 모노그램 백은 1~2kg에 달한다. 김씨는 “하루 종일 들면 어깨가 결린다”고 호소할 정도다. 에코백은 200g 안팎으로 실사용감이 압도적으로 편해 대조된다. 이런 소비 트렌드 변화는 LVMH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LVMH는 루이비통을 중심으로 디올·티파니·불가리·셀린느 등의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명품그룹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공격적인 가격 인상으로 명품 소비자들의 가격 피로감이 커진 가운데 LVMH는 2025년에 이어 2026년에도 어려운 경영 환경을 이어가고 있다. LVMH의 2026년 상반기 매출은 386억4400만유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감소했고, 반복영업이익은 86억9100만유로로 4% 줄었다. 특히 루이비통이 포함된 패션·가죽제품 부문의 상반기 매출은 181억4600만유로로 전체 매출의 약 47%를 차지해 LVMH 실적에서 핵심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LVMH 주가는 2026년 들어 8월 22일 현재 약 30%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명품 소비의 중심이 ‘소유’에서 ‘경험’으로 이동하면서 가방보다 호텔·여행 등에 지갑을 여는 부유층이 늘고 있는 것이 이들 명품·사치재 관련주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오히려 매수 기회로 보는 시각도 있다. 실적이예상 만큼 덜 하락하는 반면 주가는 이미 많이 하락해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