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과기원 공동 창업경진대회에서 질적으로는 KAIST가, 양적으로는 DGIST가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1등상은 모두 KAIST가 석권했지만, DGIST는 시상대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저력을 보였다.
창업계 전통 강호인 KAIST에 DGIST가 빠른 성장 속도로 맞서는 모양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4대 과기원은 지난 3일 공동 학생 창업경진대회 ‘그래비티(GRAVITY) 2026’ 최종 결선을 개최했다고 4일 밝혔다. 예선에 참가한 310개 팀 중 3번의 평가를 거쳐 살아남은 20개의 팀만이 최종 결선에 올랐다.
올해 처음 개최된 그래비티는 예비 학생창업팀을 발굴해 후속 투자를 지원하는 행사다.
결선에서는 기술의 차별성, 시장진출 전략, 사업화 계획 등을 IR 피칭 방식으로 발표하며, 카카오벤처스, 블루포인트 등 창업 및 투자 전문가들이 평가한다.
최종 결선 명단에서도 KAIST와 DGIST의 선전이 눈에 띄었다. 20개 팀 중 KAIST와 DGIST에서 각각 7개씩 팀이 결선에 참가했다. GIST와 UNIST는 각각 3개 팀이었다. 예선에서 과기원별로 35개 팀을 추렸는데, KAIST와 DGIST 창업팀이 많이 살아남은 것이다.
결선 결과 KAIST가 학부 리그와 대학원 리그에서 모두 대상(1등)을 배출해 질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학부 리그에서는 어플리케이션의 보안 취약점을 진단하고 대응하는 인공지능(AI) 서비스를 발표한 ‘패치원’이 대상을 수상했다. 대학원 리그에서는 AI 에이전트로 3D 캐드를 자동 생성하는 ‘리빌더에이아이’가 대상을 수상했다.
국내 대학 중 창업 성과가 가장 뛰어난 KAIST가 이번 대회에서도 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2024년 기준 KAIST 창업기업은 1972개에 달한다. 레인보우로보틱스, 루닛 등 대중적으로도 알려진 스타트업이 모두 KAIST에서 나왔다. KAIST 창업기업의 총 자산 규모는 약 105조 원. 고용 인원은 6만 명 이상으로, 국내 산업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최근 창업에 집중하는 DGIST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많은 수상팀을 배출했다. 학부 리그에서 4팀, 대학원 리그에서 1팀을 배출해 총 10개의 수상팀 중 절반을 차지했다. 4개 과기원 중 가장 많은 수상 성과다. 학부 리그는 대상을 받은 KAIST 한 팀을 제외하면 모두 DGIST가 석권했다.
특히 두 리그에서 모두 최우수상은 DGIST에게 돌아갔다. 지식재산 특화 리걸테크를 제공하는 ‘마크웍스’가 학부 리그 최우수상을 받았고, 실시간으로 물질을 선별하는 센서를 만든 ‘큐디’가 대학원 리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DGIST는 최근 창업 교육과 생태계 조성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7월 신설한 혁신창업원 원장에 벤처캐피털 큰손인 권오상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 창업자를 데려왔다. 과기원 중 외부 전문가를 창업원장으로 영입한 건 DGIST가 유일하다. 이건우 DGIST 총장은 “DGIST에서는 창업에 특화된 한국판 일론 머스크를 양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