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타트업들이 인공지능(AI)과 콘텐츠, 관광 기술을 앞세워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일본에 기술력을 알리고 투자 유치와 현지 사업 확대를 위한 협력 파트너 찾기에 나선 것이다.
13일 일본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일본 진출 한국 유망 스타트업 데모데이’에서 한국 기업 10곳이 일본 벤처캐피털(VC) 등을 대상으로 사업 모델과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주일한국대사관·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한국관광공사가 공동 주최한 이날 행사에서 기업들은 AI 통번역부터 관광 결제, 물류 관리까지 서비스를 선보였다.
글로벌 팬덤 플랫폼 ‘헬로라이브’는 일본 공연과 아티스트를 세계 팬들에게 연결하는 사업을 소개했다. 대규모 공연의 온라인 생중계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 콘텐츠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해외 팬 미팅과 한국 내 홍보 활동도 돕겠다는 구상이다. 서강원 헬로라이브 이사는 “일본의 다양한 콘텐츠를 세계로 알리는 데 축적한 기술과 경험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헬로라이브는 AI를 활용한 실시간 다국어 자막 서비스도 다음 달 정식 제공할 계획이다.
‘크로스허브’는 신원 인증과 결제, 교통, 관광 정보·예약을 결합한 ‘트래블패스’를 내세웠다. 여권 기반 인증과 선불카드로 외국인 관광객의 이용 편의를 높이고 지역 관광 소비를 유도하는 서비스다. 박성 크로스허브 부장은 일본 은행 발행 카드와 연계해 결제 수수료와 소비 데이터가 일본 내 사업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일 공동 플랫폼으로 한국에서 확보한 이용자를 일본 서비스로 연결하겠다는 전략도 제시했다.
AI 기업들도 일본 시장을 겨냥한 기술을 소개했다. ‘엑스엘에이트(XL8)’는 실시간 다국어 통역과 미디어 현지화 솔루션을, ‘브이캣’은 상품 인터넷주소(URL)만으로 광고 영상 제작부터 집행까지 자동화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윌로그’는 운송·보관 과정의 온도와 습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물류 관리 기술을 소개했다.
이혁 주일한국대사는 환영사에서 “오늘은 양국 정상 간 협력 의지를 기업 간 성과로 잇는 자리”라며 “한국 스타트업의 기술력과 실행력이 일본의 자본, 고객 네트워크와 만날 때 성장 기회가 열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사는 AI와 콘텐츠를 양국의 공통 문제를 풀 수 있는 분야로 꼽으며 협력 확대를 기대했다.
김도훈 중진공 도쿄사무소장은 “대사관을 중심으로 재외공관과 중소기업 지원기관이 협업해 지난해에 이어 마련한 행사”라며 “더 많은 스타트업이 일본에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는 한국 국세청도 참석해 일본 투자 유치와 현지 진출에 따른 세무 유의 사항을 안내해 눈길을 끌었다. 국세청은 일본 투자를 받는 한국 스타트업의 경우 세법상 거주자 지위와 소득의 실제 귀속 주체를 확인하고, 배당·이자·사용료 지급 시 조세조약 적용 요건을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현승 국세관은 일본에 진출하려는 기업에 사업 형태에 따른 현지 법인세·소비세와 해외금융계좌 신고 의무도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