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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윤수민 기자)
교보생명의 재무적투자자(FI)들이 기업공개(IPO) 가능성을 타진하며 투자금 회수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IPO가 추진되면 IMM프라이빗에쿼티와 EQT파트너스는 풋옵션 외에 구주매출이나 상장 후 지분 매각이라는 새로운 회수 통로가 생긴다. 다만 주주 간 분쟁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실제 상장까지는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 6월부터 국내 중대형 증권사들과 IPO 관련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 IPO 주관사였던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해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측 리파이낸싱에 참여한 신한투자증권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미팅은 교보생명이 증권사들로부터 예상 기업가치와 공모 구조, 상장 가능성, 주주 분쟁이 심사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한 의견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식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포하거나 구체적인 제안서 제출을 요구한 단계는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미팅을 본격적인 주관사 선정 절차 이전 IPO 추진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사전 점검으로 보고 있다. 교보생명은 증권사 의견을 종합해 조만간 상장을 추진할지 결정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교보생명 잔존 FI인 IMM PE와 EQT파트너스는 IPO를 통한 회수 가능 가격과 풋옵션 분쟁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가격을 비교할 것이란 분석이다. IPO를 시도하면 기존 풋옵션 외에 공모 과정의 구주매출이나 상장 후 지분 매각이라는 추가 엑시트 채널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IMM PE와 EQT파트너스는 각각 교보생명 지분 5.23%씩 총 10.46%를 보유하고 있다. IPO 공모가가 FI의 회수 기준을 충족하고 지분 매각 가능성도 충분하다면 공모 과정의 구주매출이나 상장 후 블록딜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반대로 예상 공모가가 풋옵션 행사에 따른 회수 가능 가격보다 낮거나 구주매출 규모가 제한되면 FI들이 기존 분쟁 절차를 이어가는 편이 유리할 수 있다. FI 입장에서는 IPO를 통해 시장에서 받을 수 있는 가격을 확인한 뒤 밸류에이션이 맞지 않으면 추진을 중단하는 선택도 가능한 셈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투자 장기화에 따른 FI의 목표 회수금액과 금융비용이 함께 높아진다는 점도 변수다. 교보생명과 FI 모두 상장 추진 여부를 장기간 미루기보다 빠르게 추진하거나 접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EQT파트너스는 2012년 9월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IMM PE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교보생명 지분 24%를 약 1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계약에는 2015년 9월까지 교보생명의 IPO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FI들이 신 회장에게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FI들은 2018년 주당 41만원 수준으로 풋옵션을 행사했지만 신 회장이 해당 가격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국제중재와 국내 법정 공방이 장기간 이어졌다. 어피니티 등 일부 FI는 이후 지분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했지만 IMM PE와 EQT파트너스 지분은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EQT는 교보생명 투자 과정에서 차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만큼 IPO를 통한 회수 실익을 면밀히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인수금융 규모가 초기 투자 원금에 육박하고 만기 연장에 따른 금융비용도 누적되고 있어 회수 결정을 계속 미루기 어렵다는 평가다.
IMM PE 역시 반복적인 만기 연장과 투자 장기화에 따른 부담을 안고 있다. 교보생명 투자 당시 인수금융을 활용하고 자본재조정을 통해 투자금 일부를 회수했지만 잔여 지분은 여전히 묶여 있다. 국민연금이 공동투자자로 참여한 만큼 낮은 가격에 지분을 처분하기도 쉽지 않다.
다만 교보생명 IPO는 녹록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주주 간 분쟁이 큰 난관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은 2022년에도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했지만 FI와의 풋옵션 분쟁과 경영권 안정성 문제로 거래소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당시 거래소는 기존 주주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의 분쟁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예비심사를 청구하는 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교보생명은 소송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심사를 청구했지만 결국 예비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당시 상장 추진을 두고 주주 분쟁을 정리하지 않은 채 IPO를 무리하게 밀어붙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번에도 거래소가 FI와의 분쟁을 모두 정리한 뒤 예비심사를 청구하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FI들이 공모가를 확인한 뒤 밸류에이션이 맞지 않으면 상장을 접을 가능성까지 열어둔 IPO는 거래소 입장에서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교보생명 IPO가 케이뱅크 사례와 비슷한 측면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케이뱅크 역시 FI의 회수 조건과 IPO 완주 여부가 맞물리면서 공모가와 구주매출 구조를 둘러싼 부담이 컸다. 결국 올해 IPO 재도전에서는 최대주주 비씨카드에 약 1000억원 규모 차액보전 약정을 제공하고서야 상장을 성사시켰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FI들은 IPO 때 받을 수 있는 공모가와 풋옵션 분쟁을 통해 회수할 수 있는 가격을 비교할 것"이라며 "IPO를 추진하면 엑시트 채널이 하나 더 생기는 만큼 일단 시도해보길 희망하겠지만, 밸류에이션이 맞지 않으면 다시 접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흐를수록 FI가 요구하는 회수금액도 높아지는 만큼 교보생명 입장에서는 상장을 빠르게 추진하거나 접거나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라며 "거래소로서는 중간에 중단될 가능성을 열어둔 IPO를 부담스러워할 수밖에 없어 주주 간 분쟁을 먼저 해결하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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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IPO냐 풋옵션 행사냐... 증권사 불러 실익 따지는 FI - 인베스트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