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의 사상 최대 분기 실적에 10월 1일 한국 주식시장(코스피)은 ‘전약후강’을 기록했다. 이전까지 전강후약(오전에 주가 강세가 됐다가 갈수록 힘이 빠지는) 했는데 이날은 반대로 나타난 것.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장중 5.3%대까지 치솟은 영향으로 하락 출발했지만 마이크론의 실적을 곱씹었을 때 이것을 이날 오후로 갈수록 삼성전자·SK하이닉스(삼전닉스)에 호재로 반영한 셈이다.

마이크론이 인공지능(AI) 시장 핵심 부품 중 하나인 고대역폭메모리(HBM) 2026년 전체 물량을 ‘완판’하면서 투자자들은 다시 한번 반도체 주식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게 됐다. 다만 금리 부담이라는 거시 변수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다음 달 삼전닉스의 실적 발표가 한·미 주식시장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미국 메모리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AI 메모리 반도체 수요 급증에 힘입어 2026 회계연도 4분기(6~8월)에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마이크론은 30일(현지시간) 4분기 매출이 542억 3000만달러(약 73조 5000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 113억 2000만달러 대비 379% 급증했다고 밝혔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33.42달러로 월스트리트 예상치(31.16달러)를 7.25% 웃돌았다. AI 데이터센터 핵심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11배 이상 급증한 180억달러를 기록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D램 매출은 전체의 73%를 차지하는 398억달러로 343% 증가했다.

매출총이익률은 86.8%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는 “2027 회계연도에는 더욱 강력한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며 “AI가 초지능으로 진화하고 있고 메모리가 그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론의 2027년 회계연도는 2026년 9월부터 시작된다. 삼전닉스 보다 한 달가량 먼저 비슷한 시기 실적을 발표하기 때문에 반도체 투자자들은 마이크론 실적을 가장 중요한 잣대로 삼고 있다.

그러나 마이크론의 뜨거운 실적에도 이 회사 시간외주가는 오후 2시 현재 1% 밑에서 맴돌고 있다. 사실상 주가가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는 보합 수준이다. 이는 실적 관련 지표로만 봤을 때 다음 분기(2027연도 1분기) 가이던스(예상전망치) 중 매출총이익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다.

매출총이익률부터 정리해보자. 매출총이익률(Gross Margin)을 구하는 공식은 일단 매출에서 매출원가를 뺀 숫자를 분자로 하고, 매출을 분모로 삼아 백분율 하는 것이다. 이익률이 87%라는 것은 원가가 매출의 13%밖에 안 된다는 뜻이다. 반도체 사업처럼 고정비 등 투자 비용이 큰 산업에선 가격이 오를때 가장 드라마틱하게 상승하는 지표여서, 투자자들이 매출총이익률에 민감한 편이다.

불과 2년여 전인 지난 2024연도 1분기에 마이크론의 매출총이익률은 -0.74%였다. 적자 회사였던 것이다. 그러나 서서히 AI 수요가 살아나면서 흑자는 물론 이익률이 급격하게 개선됐다. 2025년도에는 30%대였다가 2026년도부터는 매 분기 앞자리가 바뀌며 80%대까지 치솟았다.

당연히 이번 분기에도 이익률은 올랐고, 87% 턱밑까지 차올랐다. 그러나 마진율이 계속해서 오를 순 없다. 실제 마이크론은 27연도 1분기(2026년 9~11월) 가이던스를 월가 예상치 보다 낮게 제시했다. 월가는 86.5%는 찍을 것으로 봤는데, 마이크론의 마크 머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고치로 86.25%를 제시한 것이다. 이것이 마이크론 시간외 주가 보합과 이날 오전 코스피 부진의 이유로 볼 수 있다.

마이크론은 적자 회사에서 대박 회사로 탈바꿈하면서 되레 회사 내부 요구나 외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마이크론과 블룸버그 등을 종합하면 고비용 재고 판매·인센티브 보상 비용 증가·중국 업체 마진 압박 등 크게 세 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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