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과 포스코가 미국 첫 제철소를 짓는 루이지애나주 도널슨빌에서는 대규모 투자가 가져올 일자리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컸다. 다만 석유화학 공장이 밀집한 지역 특성상 환경오염과 주민 이주, 지역의 역사 보존에 대한 우려도 함께 나왔다. 산업 유치 자체에는 긍정적이지만 개발 과정에서 지역사회와의 공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지난 4일(현지시간) 현대제철-포스코 루이지애나 제철소(HPLS) 기공식에서 만난 지역 인사와 주민들은 무엇보다 ‘일자리’와 ‘성장’에 기대를 걸었다. 인구 7500명 남짓한 도널슨빌에 대규모 제조업 투자가 이뤄지면서 지역경제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기대다.

에드 프라이스 루이지애나주 상원의원은 이날 기자와 만나 “이 사업은 지역사회에 매우 좋은 일”이라며 “물론 회의적인 사람들도 있지만 이번 투자를 통해 지역사회가 크게 성장하고 번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지역에는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현지에서는 제철소가 젊은 세대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기공식이 열린 제철소 부지에서 불과 100~200야드(약 90~180m) 떨어진 곳에서 자랐다는 한 주민은 자신의 고향에 대형 제철소가 들어서는 모습을 두고 “아직도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고 했다. 그는 “어릴 때는 말 그대로 내 뒷마당에 이런 산업시설이 들어올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며 “무엇보다 다음 세대가 제대로 된 소득을 얻고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는 점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도널슨빌이 속한 어센션 패리시 일대는 미시시피강을 따라 석유화학 시설이 밀집해 있는 지역이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산업시설이 가져올 경제적 효과뿐 아니라 대기질과 토지, 기존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까지 함께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도널슨빌의 리버로드 아프리칸아메리칸 뮤지엄을 운영하는 대릴 햄브릭 전무이사는 “우리는 산업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오염되거나 삶의 터전에서 밀려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역사 보존 활동가이기도 한 햄브릭 전무이사는 이 지역이 지난 수십 년간 겪어온 변화를 강조했다. 그는 “이곳은 한때 ‘플랜테이션 컨트리’로 불렸지만 지금은 산업 중심지가 됐고 주변에는 화학시설이 많다”며 “새로운 산업이 지역경제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뿐 아니라 대기질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산업화 과정에서 오랫동안 이 지역에서 살아온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햄브릭 전무이사는 “우리 조상들은 이 땅을 위해 열심히 일했고 그 후손들이 계속 이곳에서 살아왔다”며 “산업시설이 들어오면서 주민들이 땅을 포기하거나 팔아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그렇다고 현대제철의 투자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금까지 현대가 지역사회에 들어오는 과정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새로운 기회를 가져오는 동시에 이곳에 오랫동안 이어져 온 역사도 지켜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이 지역사회와 함께 한다면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슨비=원호섭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