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가 ‘토스 클라우드’ 상표를 출원했다. 토스가 그동안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활용해온 가운데 이번 상표가 자체 데이터센터와 계열사별 클라우드 환경을 아우르는 내부 인프라 브랜드로 쓰일지 주목된다.

4일 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에 따르면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달 27일 토스 클라우드 상표를 신규 출원했다.

지정상품에는 클라우드 서버와 네트워크 서버, 보안 소프트웨어, 데이터베이스 관리용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컴퓨터 시스템 유지·관리 및 운영용 소프트웨어 등이 포함됐다. 클라우드 운영에 필요한 서버와 네트워크, 보안 관련 영역을 폭넓게 지정한 것이다.

토스와 주요 계열사는 그동안 데이터센터와 프라이빗 클라우드,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서로 다른 형태의 전산 기반을 활용해왔다.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기업이나 기관이 전용으로 사용하는 클라우드 환경을 말한다. 여러 외부 고객에게 서버와 저장공간 등을 빌려주는 퍼블릭 클라우드와 달리 회사 내부 서비스의 개발과 운영, 데이터 관리에 주로 활용된다.

토스 클라우드가 내부 플랫폼으로 구축되면 서버 위치와 관계없이 서비스 배포, 보안 및 장애 대응 등을 공통된 방식으로 관리할 수 있다. 각 금융계열사의 정보와 접근 권한은 분리하되 서버 배정과 소프트웨어 배포, 모니터링 등 인프라 운영 기준과 도구를 표준화하는 방식이다. 자체 데이터센터의 활용도를 높이면서 업무에 따라 외부 클라우드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구조도 가능하다.

최근 금융·빅테크 업계에서 개인정보 유출과 전산장애가 이어진 점도 내부 인프라 관리의 중요성을 키우고 있다. 토스에서는 지난 6월 자동이체 약 2만1000건이 중복 실행돼 약 1만5000명의 계좌에서 21억4000만원이 중복 출금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토스는 해당 금액을 고객에게 선지급했다.

같은 달 토스플레이스의 매장 관리·결제 시스템 ‘토스 포스’도 서버 과부하 등으로 일부 가맹점에서 결제 장애를 겪었다. 토스증권에서도 올해 1분기 5차례 전산장애가 발생했으며, 관련 사고금액은 72억5636만원으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토스증권을 대상으로 현장 컨설팅을 진행하고 반복된 장애의 원인과 정보기술(IT) 내부통제 체계, 인력·시스템 투자 등을 점검했다. 앞서 지난 6월엔 비바리퍼블리카와 토스페이먼츠 등 빅테크 계열 전자금융업자를 소집해 금융회사 수준 이상의 IT 안정성을 확보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내부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고도화하면 트래픽이 몰리는 서비스에 전산 자원을 빠르게 배분하고 장애가 발생한 서비스를 다른 서버나 데이터센터로 전환하는 체계에 도움이 된다. 프라이빗 클라우드 자체가 전산장애나 개인정보 유출을 막아주는 것은 아니지만, 직접 운영할 경우 고객정보에 대한 접근 권한과 이용 기록을 회사가 직접 관리해 외부 위탁 범위를 줄일 수 있다.

토스는 관련 기술을 축적해왔다. 지난 2018년부터 서로 다른 지역에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이중화해 운영하고 있으며 자체 인프라 조직도 뒀다. 토스페이먼츠는 오픈소스인 오픈스택을 기반으로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직접 구축하고 AWS와 결합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을 운영 중이다.

토스증권도 AWS를 활용해 나스닥이 제공하는 미국 옵션 시세 데이터를 국내로 전송·처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번 출원의 상품분류인 09류는 주로 소프트웨어와 컴퓨터·통신 장비 등을 포괄한다. 클라우드 컴퓨팅 제공이나 서버 호스팅 등 서비스업은 일반적으로 42류로 분류되는 만큼 이번 출원만으로 토스가 외부 기업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판매하는 사업에 나선다고 보기는 어렵다. 상표도 아직 특허당국의 심사를 거치는 출원 단계다.

09류 지정상품에는 서버 관리와 보안, 데이터 처리 소프트웨어가 포함돼 있어 관련 소프트웨어의 권리 보호 범위는 외부 공급에도 적용될 수 있다. 다만 토스는 현재 외부 판매나 퍼블릭 클라우드 진출을 포함한 구체적인 사업화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관련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24년 국내 클라우드 산업 매출은 9조2609억원으로 전년보다 25.2% 늘었다. 이 가운데 서비스형 인프라 매출은 약 3조9400억원으로 같은 기간 24.4% 증가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세계 클라우드 인프라 지출은 1109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9% 증가했다. 옴디아는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올해 세계 클라우드 인프라 지출이 27%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토스 측은 “상표 출원은 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 차원에서 진행된 일상적인 경영 활동의 일환”이라며 “현재 서비스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출시 시점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외부 고객을 대상으로 한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 진출이나 구체적인 사업화 계획은 없다”며 “토스 인프라 내에서 내부 서비스 운영을 위한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해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