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말부터 레버리지·인버스 등 고위험 공모펀드를 새로 출시할 때 예상 가능한 최대손실률과 과거 대규모 손실 이력을 투자자에게 공개해야 한다. 같은 운용사의 동종상품에서 20%를 넘는 손실이 발생한 적이 있다면 해당 상품과 손실 규모도 간이투자설명서에 명시된다.
금융감독원은 25일 이 같은 내용의 ‘펀드 핵심위험 표준안’을 마련하고 관련 공시서식을 개정해 오는 9월30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해외 부동산펀드 전액손실 사태를 계기로 펀드 설계·제조 단계부터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표준안 적용 대상은 총 10개 유형이다. 대규모 손실 사례가 있었던 해외 부동산펀드와 해외 리츠(REITs), 주가연계펀드(ELF), 파생결합펀드(DLF)를 비롯해 상품 구조상 위험이 높은 레버리지·인버스 펀드가 포함됐다. 커버드콜과 목표전환형, 금현물, 해외 재간접 등 소비자가 상품 특성을 오인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상품도 대상이다.
금감원은 커버드콜과 목표전환형 펀드의 경우 목표수익률이나 목표분배율을 확정수익률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금현물 상품은 금을 단순한 안전자산으로 인식해 손실 위험 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할 수 있고, 해외 재간접펀드는 소비자 블라인드테스트에서 상품을 모르거나 잘 알지 못한다는 응답 비중이 높았던 점을 반영했다.
앞으로 핵심위험은 원본손실 위험 1개와 펀드별 특수위험 최대 3개 등 최대 4개까지 기재한다. 금융·법률 전문용어 대신 소비자에게 익숙한 표현을 사용하고, 중요 내용은 굵은 글씨 등으로 강조한다. 상품의 손익구조나 기초자산 가격 흐름을 보여주는 그래프와 도표도 활용하도록 했다.
과거 대규모 손실 이력도 공개 대상이 된다. 자사가 운용한 동종상품 가운데 손실률이 20%를 초과한 사례가 있으면 해당 펀드명과 투자지역·자산명, 손실발생일, 손실 규모 등을 기재해야 한다. 동종상품을 운용한 적이 없다면 ‘동종상품 운용경력이 없음’이라고 적는다.
손실률 산정 방식은 상품 구조에 따라 다르게 적용한다. 해외 부동산펀드처럼 중도환매가 불가능한 단위·폐쇄형은 설정 이후 누적손실률을 기준으로 삼는다. 반면 ETF처럼 투자와 환매가 상시 가능한 추가·개방형은 전고점에서 이후 최저점까지 떨어진 폭인 역대 최대낙폭(MDD)을 적용한다.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은 과거 손실 이력과 함께 향후 극단적인 시장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일 최대손실률도 안내한다. 금감원은 단일종목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기초자산이 하루 하한가인 30% 하락하면 상품의 일일 최대손실률이 60%에 이를 수 있다고 예시했다. 기초자산 가격이 오르내리기를 반복할 경우 투자원금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점과 순자산가치(NAV)와 시장 거래가격 간 괴리 위험도 표준안에 담겼다.
상품별 위험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된다. 커버드콜 펀드는 주가 상승 때 수익이 제한되는 반면 하락 시 손실이 커질 수 있고 목표분배율도 확정된 수익률이 아니라는 점을 안내한다. 목표전환형은 목표수익률이 확정수익률이 아니며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자산 교체 시점 등에 따라 실제 수익률이 목표치에 미달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시한다.
금현물 펀드에는 금 가격 자체의 변동 위험뿐 아니라 국제 금 시세와 국내 가격 간 괴리,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으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내용도 들어간다. 해외 재간접펀드는 투자 대상 해외펀드의 운용정보가 제한적으로 제공될 수 있고 환율 변동에 따라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안내하도록 했다.
금감원은 이번 표준안을 증권신고서에 기재할 최소한의 기준으로 제시했다. 운용사에는 투자자가 펀드의 위험을 충분히 이해한 뒤 투자할 수 있도록 상품 특성에 맞는 위험 안내와 관련 내부통제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