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반도체와 관계사인 서울바이오시스가 유럽과 미국에 이어 인도에서도 자사의 광반도체 특허를 침해한 제품에 대해 판매금지 판결을 이끌어냈다.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광반도체에 대한 원천기술을 제대로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서울반도체는 서울바이오시스가 최근 인도 재생에너지 기업 오네이트 에이전시스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고 밝혔다. 서울반도체에 따르면 인도 델리고등법원은 서울바이오시스의 광반도체 응용기술 특허를 침해한 제품의 판매를 금지하고, 오네이트 대표이사 개인에게도 해당 특허 침해 행위에 관여하지 말라는 금지명령을 내렸다. 특허를 침해한 법인뿐 아니라 경영진에게까지 법적 책임을 엄격히 물은 셈이다.
이번 판결은 서울반도체 그룹이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거둔 승소의 연장선에 있다.
앞서 지난 2월 미국 법원은 한국 업체 포톤웨이브의 칩이 들어간 제품을 판매한 ‘레이저컴포넌츠 USA’에 판매금지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포톤웨이브가 서울반도체 기술을 베껴 만든 제품을 레이저컴포넌츠에 공급한 상황으로, 당시 법원은 침해 제품은 물론 유사 기술 적용 제품의 판매와 기술진의 침해 행위까지 포괄적으로 금지했다.
유럽 시장에서도 강도 높은 제재를 얻어냈다. 지난해 6월 유럽 통합특허법원(UPC)은 서울반도체의 핵심 특허 기술 ‘와이캅’을 침해한 제품에 대해 판매금지를 확정하고 이미 시중에 유통된 제품에 대해서도 리콜과 폐기명령을 내렸다. 와이캅은 발광다이오드(LED)를 기판에 붙일 때 중간 소재를 넣지 않고 칩 자체를 직접 바로 붙이는 기술이다. 크기와 부피는 줄어들고 효율은 높아져 스마트폰, TV, 자동차 전조등 등에 폭넓게 쓰인다.
업계에서는 특허 침해 소송에서 판매금지와 리콜명령은 단순한 손해배상금 지급을 넘어 기업의 유통망과 시장 지배력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높은 수준의 제재로 본다. 특히 UPC의 리콜명령은 유럽 여러 국가에 이미 판매된 제품까지 소급 적용돼 시장 파급력이 상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유럽·인도에서 분쟁 대상이 된 기술은 광반도체의 광도를 높이는 기술과 와이캅 등 패키징 기술이다. 광반도체는 빛을 내거나 빛을 감지하는 반도체 기술이다. 이 기술은 자동차 조명, TV·스마트폰 디스플레이 광원, 자외선(UV)을 활용한 물 살균 그리고 광통신에 이르기까지 적용 분야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현재 서울반도체와 서울바이오시스가 보유한 글로벌 특허는 약 1만5000건에 달한다.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는 “특허 침해 행위를 주도한 리더들에게 엄정한 페널티를 부과해야 전 세계의 젊은이들과 창업자들이 희망을 갖고 도전할 수 있는 공정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반도체는 이번 승소를 발판으로 삼아 인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반도체는 인도에 대규모 제조 공장 설립을 목표로 현지 지방정부와 용지 선정, 투자 조건 등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반도체 관계자는 “인도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투자 제안을 받아 현재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